“단기간에 성장하는 기업보다는 장기적인 생명력을 가진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20주년이 되는 2014년에 세계 100대 소프트웨어(SW)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는 그 과정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치영 지란지교소프트 사장은 창립 15주년을 맞아 새로운 비전을 수립했다. 2094년 100주년을 맞이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100년 기업은 어느 기업이든 마음만 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주목할만한 경쟁력도 있어야 하고, 사회적으로 순기능을 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젊은 문화를 간직해야 한다는 것이 오 사장의 생각이다.
오 사장은 “5년 후 세계 100대 SW 기업 안에는 들어갈 정도의 경쟁력을 가져야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스팸과 같은 유해물을 차단하고 건강한 사이버환경을 만드는 순기능적인 사업을 더욱 확대해 오래가는 기업이 되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세계 100대 기업 진입’이라는 단기적인 목표를 위한 활동은 지난 해부터 펼쳐왔다. 인력을 충원하고 연구개발과 마케팅 인프라도 변화를 줬다. SW 분야에서는 돈을 버는 모델이 다양하지만 장기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커스터마이징보다는 패키지SW가 효과적이며, 이보다는 서비스 기업이 되어야 생명력이 있다.
커스터마이징이나 개발용역은 개발도 사업도 1회적이며 패키지 SW는 한 고객에게 한 제품을 팔면 그만이다.
하지만 서비스는 다르다.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가치를 전달해 주는 것이 바로 서비스다. 이러한 사업 모델을 위한 기반을 만드는 데 지난 1년 동안 투자를 진행한 것이다. 매출은 30% 정도 늘었지만, 이 대부분을 성장을 위한 기반 조성에 투자했다. 서비스 중심의 R&D 개편, 인력 충원, 온라인 중심의 마케팅 체계 구축 등이 그것이다. 해외 파트너와 계약도 확대했다.
그는 “일본과 미국 시장 진출도 100대 기업으로 가기 위한 과제 중 하나”라며 “우선 한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수년 내에 스팸방지솔루션 1위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오 사장이 장기적인 생명력을 강조하는 데는 국내 SW 환경이 많은 작용을 했다. 지란지교는 SW 분야에서 손꼽히는 노장(?)이다. 대학생 4명이 1994년 벤처 1세대 간판을 달고 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오는 사이 수 많은 SW기업들이 태어나고 사라져갔다. 오 사장 역시 사업이 쉬운 길은 아니었다.
그는 “창업 초기에는 4대 증권사 추천 투자 1순위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내실이 부족해 IMF 시기 유동성 위기도 겪었고 직원들을 정리해고하는 가슴 아픈 일도 겪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러나 그 어려운 과정을 겪으며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아 앞으로는 인재확보와 교육에 가장 큰 공을 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