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맞은 김쌍수 KEPCO 사장

취임 1주년 맞은 김쌍수 KEPCO 사장

 김쌍수 KEPCO(한국전력) 사장이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평소처럼 그는 아무말 없지만 지난 1년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다.

 민간회사 CEO에서 공기업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경직된 공(公)의 문화에 혁신과 개혁이라는 사풍(私風)을 불어넣었다. 혁신과 개혁이라는 측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내부직원들의 개혁 피로감은 풀어야 할 숙제다. 김 사장을 상징하는 세가지 키워드인 ‘혁신’ ‘재통합’ ‘비전’을 통해 지난 1년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비전을 점검해 본다.

 ◇혁신= 혁신 전도사는 변하지 않았다. TDR(Tear Down & Redesign)로 대변되는 그의 혁신은 보고문서 간소화, 노후 변압기 교체기준 개정, 154㎸ 변전소 컴팩트화로 지난 한 해 1117억원의 경비를 줄였다. 올해는 148건의 과제가 추진 중이다.

 TDR의 본래 뜻은 문제를 풀어 헤쳐서(Tear Down)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경영시스템과 서비스를 재구성(Redesign)해 성과를 창출하는 활동이다. 반면 내부에서는 ‘눈물이 뚝 떨어질만큼(Tear down) 힘들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을 정도로 개혁 피로감이 크다.

 조직도 본사 24처 89팀을 21처70팀으로 대폭 축소시켰다. 사업소 조직도 수익중심으로 통합했다. 1차사업소는 절반이 줄었고, 해외지사 중 파리·하노이·도쿄지사를 폐지하고 2개만 남겨놨다.

 철저한 능력·성과중심의 인사로 4500여개에 이르는 간부 직위를 공개적으로 경쟁, 보직경쟁에서 떨어진 52명은 무보직에 명했다. 처·실장 핵심간부 76%, 팀장급 등 40%가 물갈이 됐다. 팀장급이 1직급 보직을 맡고 팀장 보직을 받지 못한 직원은 팀원으로 강등됐다. KEPCO의 오랜 연공서열 전통을 뒤엎었다.

 ◇재통합=재통합에 대한 논란은 김 사장이 통합연료구매를 지시하면서 출발했다. 오는 11월말까지 모든 연료 구매를 완전 통합하는 것이 목표다. 실제로 한국남동발전을 주축으로 통합연료구매실을 운영, 통합에 따른 경제성 평가보고서를 KEPCO에 제출한 바 있다.

 그동안 전력그룹사 사장단 회의에서도 건설부문 인력 교류 활성화 방안과 전문건설회사 설립 방안을 놓고 협의를 해왔다. 당시 분위기는 전력그룹 내 해외사업 조직도 통합하고 해외 독립 법인화를 추진하는 것이었다. 지난달에는 발전사 재통합 논리를 내세운 매킨지 보고서에 대해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하면서 10월 국감에서 재통합이 최대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달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는 재통합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부문 통합은 회사별로 건설인력과 발전인력을 프로젝트에 따라 자체 조정키로 하고 해외사업 조직 통합논의도 중단한다는 게 골자다. 정부 정책에 반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김 사장을 비롯, 자회사 사장들도 동의했다고 전해지고 있지만 사안에 따라 인력을 공유하거나 해외 동반진출하는 것은 인정, 재통합 가능성은 열어 뒀다.

 ◇비전=지난 6월 KEPCO는 2020년 매출 85조원을 달성, 세계 5위의 전력회사로 성장한다는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이는 올 초 김 사장이 직접 지시한 사항으로 KEPCO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한편 혁신만 강조한다는 내부 분위기를 감싸안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김 사장의 혁신에 대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거나 ‘지식경제부와 노선을 달리한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100년 동안 지속돼 온 정체된 공기업 문화에 혁신과 개혁이라는 매스를 댄 지 불과 1년이다. 혁신 피로감이 나타나고 불만이 나오는 게 당연하겠지만 최근엔 성공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시너지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발전자회사 재통합을 철저히 분석·검토했다는 점은 분명 새롭게 평가 받아야 한다. 남은 2년이 기대되는 이유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