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불법복제 근절 전화위복되나

영화 ’해운대’ 동영상의 불법 유포 사건이 향후 불법 복제물 유통 근절을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불법 유포가 영화 산업계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번 사건으로 웹하드와 P2P(파일공유) 업체들의 불법 복제물 차단 기술 도입과 적용 등을 가속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불법 유포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크게 환기되면서 불법 유통시장에 대한 정부 차원의 단속이 강화될 수 있는데다, 합법적인 유통시장을 형성하기 위한 저작권자들과 유통 플랫폼의 시도에 동기를 더욱 부여할 수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200개가량으로 추산되는 웹하드, P2P 가운데 최근 2∼3개월간 100개에 가까운 업체가 최신 동영상 필터링 기술을 도입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로 올해 개발된 최신 동영상 필터링 기술은 대부분의 불법 복제물을 찾아내 삭제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기술이 적용된다면 불법 복제물이 설 땅은 좁아지게 된다.

해운대 동영상 불법 유포 사건이 터진 뒤 이 같은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업체들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술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웹하드들이 계약을 서두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불법 복제물 유포에 대해 사법당국과 행정당국의 제제가 강화되고 저작권자들이 다각도로 대응하는 데다, 웹하드와 P2P가 불법 복제물 유통의 온상지로 다시 부각되자 합법적으로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런 움직임은 올 초부터 전개됐다. 웹하드 연합체인 디지털콘텐츠네트워크협회(DCNA)가 동영상 필터링 기술을 도입하기로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합의하는 등 합법 유통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단초를 보이기도 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술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실질적으로 기술이 적용된다면, 대형 웹하드에서의 불법 복제물 유통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불법 복제물 근절과 영상물 합법 유통시장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단속과 모니터링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 등을 강구하고 있다.

3회 이상 저작권 위반 경고를 받은 인터넷서비스를 최대 6개월간 정지시킬 수 있는 개정 저작권법의 적용 대상을 놓고, 정부가 주로 웹하드를 겨냥하고 있는 점도 불법 웹하드 단속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뚜렷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선 웹하드가 적극적으로 필터링 기술을 적용할지도 의문시된다. 불법 복제물의 유통을 통해 얻는 수익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웹하드가 필터링 기술을 도입해 적용하더라도 정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한 불법 웹하드의 수법이 점점 교묘해지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수시로 업체명과 인터넷 주소를 바꾸거나 비공개 클럽을 운영해 필터링 대상에서 제외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아예 중국에 서버를 두고 감시망을 빠져나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는 불법 복제물 유통 구조가 사라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번 불법 유출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동영상 유통시장이 재정립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진통일 수 있다”면서 “쉽지는 않겠지만 정부와 저작권자, 유통 플랫폼이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만큼 동영상 유통 구조가 제자리를 찾아 영상 콘텐츠 시장의 발전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