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선거 규제 `백약무효`일까

향후 각종 선거 시 트위터를 이용한 관련 활동의 파괴력과 문제점, 긍정적 효과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트위터에 대한 감시와 단속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힌 뒤 불거지고 있다.

선관위는 10월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트위터를 이용한 선거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후보자와 팬클럽의 트위터를 철저하게 감시, 단속키로 했다.

선관위의 이 같은 방침은 올해 국내에서 급부상하기 시작한 트위터가 새로운 인터넷 선거문화를 형성하는 수단일 수 있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선관위 방침에 대해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트위터에 대한 규제가 어렵다”면서 “부정적 효과도 나타날 수 있겠지만, 인터넷 선거문화의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 실질적 규제 가능할까=선관위는 불법 선거운동 혐의가 뚜렷한 트위터 계정에 대해 인터넷 통신망 사업자의 협조를 통해 차단조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서버가 외국에 있는 만큼 망사업자를 통해 계정 차단을 요청, 국내 누리꾼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트위터 서버가 미국에 있는 만큼 직접적으로 트위터에 계정 차단이나 게시물 삭제 요청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내놓은 궁여지책인 셈이다.

선관위는 또 휴대전화를 이용해 트위터에 메시지를 전송할 경우에는 통신사업자와의 협조로 추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자동검색시스템을 활용해 선거와 관련된 게시글을 자동으로 모니터링하고, 친구맺기 개념인 팔로잉(following)을 통해 문제 소지가 될만한 계정을 관리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같은 방침이 현실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특히 계정 차단 등의 경우 트위터 이용자들은 그 효과에 대해 고개를 젓고 있다. 차단된 계정을 우회해 접속하는 방법이 있는데다, 트위터에 RT(돌려보기) 기능을 이용할 경우 이용자들의 눈길을 끄는 게시물은 순식간에 퍼져 나갈 수 있기 때문에 해당 계정을 차단하더라도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

선관위는 이 경우 RT 글을 올린 이용자들에게 해당 글을 삭제하도록 일일이 요청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용자들은 “이미 터져 물이 다 빠져나간 둑을 막겠다는 셈”이라며 실효성에 부정적이다. 또 트위터가 실명을 사용하지 않고도 계정을 개설할 수 있기 때문에 흑색선전을 목적으로 한 계정을 추적해 수사 선상에 올리기도 수월치 않은 점도 단속에 어려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트위터 서버가 미국에 있는데다, 트위터가 국내에 별도 법인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IP 추적 등에 대한 원활한 수사협조를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기술적 특성 때문에 업계와 트위터 이용자들은 대체로 선관위가 트위터의 잠재력을 감안해 선언적으로 불법 선거운동에 대한 단속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선관위에서도 이를 부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선관위 관계자는 “기본입장을 천명한 것”이라며 “적극적인 대응 자세를 보여주는 것을 통해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선거문화 변화 가져올까=트위터 게시물에 대한 단속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그만큼 트위터가 불법 선거운동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흑색선전에 대한 논란이 일어날 수 있고, 이에 따른 피해자가 나타날 수도 있다. 선거법에서 당선을 위한 표현에 대해 위반으로 규정짓는 부분도 트위터에 적용 시 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트위터는 140자로 짧게 자신의 의견을 나타내는 만큼 선거에 대한 단순한 의사표시를 한 것인지 지지의사 표시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엠바고 파기 논란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독일 선관위는 최근 방송사의 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투표 완료 시까지 금지키로 한 규정이 트위터에서 지켜질 수 있을지 우려한 바 있다. 국내 트위터에서는 최근 언론 엠바고가 설정된 정운찬 신임 총리 내정 등 개각 내용에 대한 보도 시점보다 3시간 앞서 개각 내용이 유포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트위터는 앞으로 인터넷 선거문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트위터가 인터넷 홈페이지나 블로그, 미니홈피 등에 비해 신속성과 전파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또 휴대전화로 트위터 이용이 활발한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휴대전화를 통한 이용에 제약이 따르나, 점점 완화되는 추세여서 장기적으로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장소와 관계없이 의견을 전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에서 트위터는 이용자 대부분이 유권자층인 20∼40대인데다, 정보 공유 및 여론 형성 기능을 하고 있다.

정치 및 선거에 관한 의견을 블로그 등 게시판을 통해 장문으로 내놓는 데 대해 부담을 느끼는 유권자의 경우, 단문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트위터가 매력적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또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물론 단문인 포털 댓글도 이 같은 기능을 할 수 있지만, 비속어가 넘치고 논리적인 의견도 찾아보기 쉽지 않기 때문에 트위터와 비교하기는 어렵다. 아이폰이 보급될 경우 트위터의 이용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 인터넷 전문가는 “아이폰으로 선거운동 장면 등을 촬영한 뒤 유튜브로 전송하고, 해당 인터넷주소를 트위터에 올리면 실시간 공유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이폰 외의 다른 스마트폰 등에서도 이 같은 기능이 보편화될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이 같은 유권자 차원에서의 이용 형태 뿐만 아니라 선거 출마자들도 메시지 전파가 신속한 트위터를 활용해 적극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할 가능성도 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팀장은 “정치에 무관심한 분위기를 참여 지향적으로 바꾸는데 일조할 수 있고, 출마자들과 대중 간의 소통 방식이 넓어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신속성이 뛰어난 트위터의 특성상 선거에 역동성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짧은 글 속에 논리적인 생각을 담기가 쉽지 않아 정확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흑색선전에도 이용당할 수 있기 때문에 출마자와 이용자 모두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