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현실로] (8)넌 왜 이렇게 생긴 거야?](https://img.etnews.com/photonews/0909/090909044201_1014553110_b.jpg)
오늘 아침도 요란한 휴대폰 알람 소리에 잠을 깬다. 졸린 눈으로 주변을 더듬어 알람을 끄고, 간신히 일어나 화장실 세면대로 향한다. 수도꼭지를 틀고 비누를 손에 비비며 세수를 시작한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휴대폰이나 세면대 혹은 비누를 인식하는 걸까. 주로 눈으로 형태를 인식함으로써 사물을 구분하는데, 만약 형태가 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오늘은 사물의 형태에 대한 통념을 해체한다. 먼저, 주변을 둘러보고 질문을 던져보라. ‘저것은 왜 저렇게 생겼지?’ 그리고 하나의 사물을 선택해 형태를 바꾸는 상상을 해 보라.
동그라미, 세모, 구름 모양의 세면대도 생각할 수 있고 골프채 모양의 비누, 야구배트처럼 생긴 칫솔, 샴푸처럼 누르는 치약까지, 상상은 언제나 자유롭다.
그런데 단순한 재미를 넘어 비즈니스적 의미까지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잠재 고객의 마음에 어필해야 한다’는 조건을 추가하면 된다. 편의성, 재미, 맛과 멋 등의 요소를 첨가해 고객이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동그라미나 세모 같은 단순한 형태보다는 구름 모양의 세면대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일 것이다. 구름 위에서 세수하는 느낌일 테니 말이다.
그럼, 구체적으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초와 책꽂이에 대한 역발상을 해 보자. 소개에 앞서, 여러분 스스로 특이한 모양의 양초, 특이한 형태의 책꽂이를 상상해 보라.
재미있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면, 아래 예제를 보며 여러분의 아이디어와 비교해 보라.
‘카푸치노 커피 캔들’은 맛깔스러운 카푸치노 모양의 양초다. 아이스크림처럼 하얀 크림이 감각적으로 비틀려 있고 그 위에 심지가 올려져 있다. 커피 향도 느낄 수 있다니, 양초라는 것만 모른다면 한 입 베어 물 것 같다.
두 번째 사례는 스페인의 디자이너 호르디 밀라가 디자인한 ‘위즈덤 트리’다. 마치 생명이 깃든 듯 기괴한 형상의 식물을 형상화한 이 책꽂이는 우리를 환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 형태적 역발상을 시도해 보면 더욱 즐거운 시간이 된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하면, 상식을 뛰어넘는 그들의 상상력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 기괴한 형태가 난무하는 환상의 세계를 꿈꾸어 보자.
김원우 KT 중앙연구소 부장, 디지에코 퓨처UI 연구포럼 시솝 wwkim@k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