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생활민원 일괄서비스` 의미와 전망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온라인 생활민원 일괄서비스 개념도

 정부가 28일 발표한 ‘온라인 생활민원 일괄서비스’는 국민들의 민원처리 패턴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동안 출생, 결혼, 이사, 사망 등 중요한 생활 민원이 발생할 때마다 관공서를 방문하느라 반나절 이상 소비했던 불편함이 인터넷 클릭 한번으로 말끔히 해소되기 때문이다.

 민원서비스 패러다임이 ‘방문·개별처리’에서 ‘온라인·통합처리’로 바뀌면서 연간 사회적 비용절감 효과도 수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세계에서 가장 앞선 전자정부를 구현함으로써 향후 앞선 온라인 민원서비스의 수출 길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섬기는 전자정부’ 구현=생활민원 일괄서비스는 이명박 대통령이 강조한 ‘서민의 아픔을 보듬는, 생활공감정책’을 전자정부에 그대로 구현했다는 평가다. 현재 이사·사망 등 생활민원이 발생하면 처리해야 할 민원은 수십종에 달한다. 실제로 이사를 한번 하면 전입신고, 주민등록 정정신고, 사업자등록 정정, 자동차 변경등록 등 많게는 22종의 기록을 변경해야 할 정도다. 그것도 각 정부부처마다 처리하는 곳이 달라 여러곳의 관공서를 방문해야 한다. 맞벌이 부부라면 하루 휴가를 내 처리하지 않으면 사실상 해결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온라인 일괄서비스’가 시작되면 이같은 문제를 인터넷으로 금방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사민원 일괄서비스’에 접속하면 22종의 민원 목록이 한 화면에 뜬다. 여기에 전입신고·자동차 변경등록 등 필요한 민원을 선택해 간단한 인적사항 등을 기입한 뒤 ‘민원신청’ 버튼을 클릭하면 선택한 민원들이 한꺼번에 접수되기 때문이다. 민원처리 결과는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로 실시간 확인할 수도 있다.

 정부는 특히 생활민원 일괄서비스 대상 15종을 선정하기 위해 한국인의 출생에서 사망까지 생애주기(라이프 사이클)를 꼼꼼하게 분석했다. 생활공감 주부 모니터단을 통해 수요조사를 펼치며 철저하게 수요자인 국민 중심으로 선정했다. 장애인·기초생활 수급대상자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서비스도 별도로 발굴했다.

 ◇세계 최고 민원시스템 구축=온라인 일괄서비스는 거의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구현된다. 세계 선진국들은 온라인 민원 일괄서비스가 민원서비스의 최고 단계로 보고 현재 기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초보단계다. 미국·캐나다·싱가프로 등은 정부업무나 생활민원을 온라인으로 서비스하지만 주제별로 묶어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일괄서비스는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홍콩이 유일하게 일괄서비스를 제공 중이나 그것도 ‘주소변경’ 하나에 불과하다.

 행정안전부 민원서비스선진화추진단은 12월말부터 이사·사망민원 일괄서비스를 우선 시행한 뒤 내년 1월 장애인·보훈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후 내년 말까지 출생·교육·취업 등 10종의 일괄서비스를 확대, 당초 기획한 15종의 서비스를 모두 제공할 예정이다. 추진단은 이에 앞서 서산시, 과천시, 고양시 등 3곳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해 이달부터 시범서비스에 들어간다.

 박찬우 행안부 조직실장은 “세계 최고 수준인 전자정부 기반을 토대로 기존 시스템의 연계를 통해 통합 민원처리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IT강국에 걸맞는 세계 일류수준의 민원서비스 시대를 개막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매년 2770억원 비용절감=행안부는 15종의 일괄서비스가 가동되면 민원인 기관방문 감소에 따라 인건비·교통비 등 사회적 비용이 크게 절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액으로는 매년 2770억원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했다. 민원 패키지 시스템 구축비용이 25억여원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경제효과다. 민원인의 교통량과 종이사용이 줄면서 탄소배출량도 1만2050톤(나무 100만그루 심는 효과)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행안부는 다만 해킹, 위장전입 등 역기능에 대해서는 이중·삼중 점검시스템을 가동할 예정이다. 해킹의 경우 무료백신·키보드 보안, 화면캡쳐 방지 등 관련 기술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위장전입은 △월 2회 이상 신청할 경우 자동으로 차단 △접수·처리단계에서 의심 민원 반려 △통장 사후확인 등의 단계를 거쳐 ‘원천봉쇄’될 전망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