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불법복제 우려 목소리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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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아이폰이 오는 28일 출시 예정인 가운데 아이폰에 대한 불법복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출시 예정인 아이폰은 그동안 국내에서 사용되는 휴대폰과 달리 IMEI(국제모바일기기식별코드)가 휴대폰 외부에 표기될 것으로 확인됐다.

 IMEI는 제조사들이 휴대폰의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WCDMA에서 휴대폰별로 고유번호를 부여한 것으로 사람으로 따지면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것이다. IMEI는 CDMA의 ESN(단말기 고유번호)과 달리 휴대폰 기기를 식별하기 위해서만 사용되며 사용자의 식별은 별도의 SIM카드를 이용해 이뤄진다.

 국내의 경우 사업자가 별도로 IMEI를 관리하면서 도난, 복제휴대폰의 유통을 막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2004년 1월 휴대폰의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에 5항을 추가 ‘누구든지 단말기기 고유번호를 제공하거나 제공받아서는 아니된다’라는 내용으로 IMEI의 외부 유출을 법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SIM카드를 탑재한 GSM을 사용하는 해외에서는 IMEI를 단말기 외부에 표시하지만 노키아, 소니에릭슨 등 외산 단말기업체들은 국내에 출시하는 휴대폰 모두 내부에 IMEI를 표시하고 있다. 특히 노키아 등 세계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많은 국가에서 IMEI를 확인하지 않고 휴대폰을 개통하거나 제품 뒷면에 IMEI를 공개하는 등 관리가 허술해 고유 인증번호의 실효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자 IMEI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 아이폰의 IMEI가 외부에 표기돼 출시되는 것은 국내 휴대폰 시장 환경과 기존의 통상적 관례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IMEI가 외부에 표기되면 이를 도용해 기술적으로 불법복제가 가능하고 이로 인한 소비자 개인정보 문제와 경제적 피해가 뒤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 진출한 외산 단말기 업체와의 역차별 논란도 일어날 조짐이다. IMEI를 내부에 표시해야 할 경우 별도의 제조공정으로 원가 상승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근 KT를 통해 출시된 노키아의 터치 스크린폰 ‘5800XpressMusic’은 IMEI가 내부에 표시돼 판매되고 있다. 아이폰의 IMEI가 외부에 표시돼 출시될 경우 원가 상승 측면에서 외산단말기 업체도 동일한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외산단말기 업계 고위 관계자는 “올해 초 국내에 휴대폰을 출시할 때 방통위에서 엄격한 국내법 적용의지를 보여 IMEI를 내부에 적용했다”며 “만약 아이폰이 IMEI를 외부에 탑재해 출시된다면 우리도 동일한 요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근 방통위와 KT는 IMEI 표기 문제를 두고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KT 관계자는 “아이폰의 IMEI는 외부에 표기돼 출시될 예정”이라며 “방통위와 논의를 했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돼 출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