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Innovation Leader - 김철 두산인프라코어 GSPI 상무](https://img.etnews.com/photonews/1001/100103090939_802452365_b.jpg)
지난 2005년 두산그룹 계열사로 새롭게 출범한 두산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 인수 후 두산메카텍 공작기계 사업부문을 인수한 데 이어 여러 차례 인수합병(M&A)을 거치면서 사업 규모를 키웠다. 또 중국의 유화기계, 소주유한공사, 노르웨어 목시 등을 인수했다. 이를 기반으로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07년 글로벌 톱5 진입을 비전으로 세웠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당시 프로세스와 정보시스템으로는 글로벌 톱5 지원은 커녕 오히려 성장의 발목을 잡게 될 상황이었다.
“당시 두산인프라코어 비즈니스는 계속 확대되는데 영업은 영업대로, 생산은 생산대로, 재무는 재무대로 모든 것이 따로 운영됐습니다. 통합적인 관점에서의 정보시스템 운영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지요. 더욱이 해외 기업에 대한 M&A가 확산되면서 각 지역마다 사용하고 있는 프로세스나 정보시스템이 모두 제각각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본사와 해외법인 간의 데이터 교류는 물론이고, 생산 및 판매가 연계되지 못했습니다.”
지난 1981년 옛 대우종합기계에 입사해 지난 2006년부터 최고정보책임자(CIO) 역할을 맡고 있는 김철 GSPI 상무의 말이다. 김 상무는 당시 두산인프라코어가 글로벌 톱5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모든 정보시스템을 재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지난 2007년 7월 본격적으로 PI·ERP 프로젝트가 착수됐다.
그러나 김 상무한테는 PI·ERP 프로젝트 시작부터 고민이었다. 급속도로 비즈니스 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빅뱅 방식으로 한꺼번에 PI·ERP 프로젝트를 진행하자니 리스크가 클 것 같았고, 그렇다고 단계적으로 진행하자니 산업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어 변화에 능동적이지 못할 것 같기도 했기 때문이다. 결국 고민 끝에 김 상무는 비즈니스그룹(BG)별로 단계적 방식을 적용하되 BG 내에서는 빅뱅방식을 도입키로 했다. 즉, 건설기계BG를 대상으로 가장 먼저 PI·ERP 프로젝트를 시작하되 건설기계BG 내에서는 딜러판매 채널부터 판매·구매, 제조, 경영관리 등 전 영역을 대상으로 한꺼번에 PI·ERP를 진행하는 것이다.
김 상무는 “5개 BG와 해외법인을 한꺼번에 진행하기에는 투입 인력과 데이터 정비에 한계가 있다”면서 “이로 인해 빅뱅방식을 선택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PI·ERP 프로젝트 후 포스트 PI·ERP를 진행해야 하는데 빅뱅방식으로 진행하게 되면 사후 수정보완을 하는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도 빅뱅방식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다. 이어 김 상무는 “그러나 한 BG의 ERP를 지나치게 오랫동안 진행하게 될 경우 산업환경 변화로 인해 프로세스를 또 다시 재정립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될 것 같아 동일 BG 내에서는 빅뱅 방식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인프라코어 PI·ERP 프로젝트는 1단계로 건설기계BG, 부품BG, 재무 등 3개 영역의 한국 본사와 중국 법인을 대상으로 적용해 지난 2008년 11월 완료됐다. 이후 2단계로 1단계에 이어 신설된 중국 공장과 벨기에 현지공장 등 유럽 10개 해외법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2단계는 지난해 10월 완료됐다. 올해부터는 3단계로 공작기계BG, 엔진BG, 산업차량BG 등 나머지 3개 BG의 한국 본사와 중국 법인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이후 2011년 6월까지 3개 BG의 유럽법인과 미국법인의 5개 BG 전체에 대해 PI·ERP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두산인프라코어의 4년간의 PI·ERP 프로젝트는 완료된다. 두산인프라코어 PI·ERP 프로젝트 범위는 ERP 영역 이외에도 공급망관리(SCM), 자재명세서(BOM) 등 제품주기수명관리(PLM) 영역을 제외한 전사 영역에 대해서다.
현재 2단계까지 완료, 가동한 상태에서 김 상무는 또 다른 고민을 갖고 있다. 바로 변화된 프로세스에 대한 현업 사용자들의 변화관리다. “아무리 좋은 프로세스를, 좋은 정보시스템을 갖췄다 하더라도 결국 현업에서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현재 PI·ERP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GSPI팀은 대부분이 현업 PI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김 상무도 현업 출신 임원이다.
김 상무는 “두산인프라코어의 PI·ERP 프로젝트는 추진 주체를 비롯해 모든 관계자들이 현업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면서 “초기부터 주도적인 현업 참여를 통해 프로젝트가 진행된다”고 강조한다. 또 현업 사용자 중심으로 ERP 파워 유저를 선발해 이들을 통해 ERP 사용을 확산시키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는 것처럼 해당 사업부 임원들의 성과지표(KPI)에도 ERP 사용 실적을 포함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데이터의 정합성 문제, 사용자의 오류 문제 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동 후에도 상당부분 이러한 문제가 지속돼 이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앞서 발생된 문제를 다음 단계에서는 발생되지 않도록 개선사항을 철저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김 상무는 그래도 여전히 가장 힘든 부분이 현업 사용자에 대한 변화관리라고 말한다.
이와 함께 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 또 다른 주요 과제를 추진 중이다. 바로 지난 2007년 인수한 초대형 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인터네셔널(DII, 옛 밥캣)과의 IT통합이다. 지난해 IT통합을 위한 컨설팅 프로젝트를 완료한 상태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큰 틀에서의 방향은 결정된 상태다. 김 상무는 “아직 많은 의사결정이 필요한 상태지만 두산인프라코어 기반으로 IT통합을 하기로 했다”면서 “향후 어떤 방향으로, 어떤 일정으로 통합을 추진할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두산인프라코어는 단기적으로 각기 다른 두개의 체계로 운영되다 2∼3년에 걸쳐 IT통합을 추진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재무, 구매 영역에 있어서는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일부 정보시스템을 통합하는 작업이 먼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신혜권기자 hkshin@
김철 두산인프라코어 GSPI 상무는
1957년 출생으로 경기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했다. KAIST 무기재료학과 석사를 거쳐 미국 미시건대학에서 MBA를 마쳤다. 이후 1981년 옛 대우종합기계로 입사해 두산인프라코어에서 28년을 근무했다. 지난 2005년에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2006년 9월부터 CIO를 맡으면서 PI·ERP 프로젝트를 총괄 지휘하고 있다. 이외에도 두산인프라코어의 IT전략과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