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력이 대세다.
단순 핵발전소로 치부되던 원자력이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 이후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성장동력과 탄소 배출 없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이와 때를 같이 해 최근 국내 유일의 원자력 홍보전담기관인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소관부서가 지식경제부 원자력산업과에서 원자력수출진흥과로 이관됐다. 기존 업무인 대국민 원자력 홍보 업무에서 수출 진흥 지원으로까지 업무 영역이 넓어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의 상당수가 원자력을 위험하다고 인식하는 게 문제다. 실제로 작년 말 재단에서 실시한 ‘2009 원자력국민인식도조사’결과에 의하면 국민의 29.6%가 원자력을 위험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국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해외 수출대상국의 이해를 돕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에 이재환 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은 대국민 인식전환과 해외수출 진흥 지원이라는 두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위험하다는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나 청소년의 인식 전환은 더욱 중요합니다. 이는 교육을 통해 가능합니다.”
이재환 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은 우선 원자력에 대한 차세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차세대 원자력 교육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자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이해 교육사업을 강화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지난 2008년 말 이 이사장이 부임한 이후 가장 먼저 손을 댄 것도 바로 원자력 이해를 위한 교육사업이다. 이 이사장은 이미 지난해 성공을 거둔 바 있는 ‘원자력탐구 올림피아드’를 서울권에서 전국권으로 확대, 전국의 초등학생들이 생활 속 원자력 이용에 대해 탐구하며 소양을 높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대학생들이 원자력에 대해 탐구하고 원자력관련시설을 둘러보며 배우고 체험하는 ‘에너지카라반’도 전국 대학교를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에너지카라반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에너지를 연구하고 토론하는 동아리를 지난 한 해동안 10개 대학에서 7개 만들어 지원하고 있다.
작년 3월 2일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원자력기관 최초로 ‘원자력교육연수기관’으로 지정받은 재단은 서울시교육청 소속 교원 외에도 인천·대구·충남·전남 교육청 소속 초·중·고 교원들을 대상으로도 원자력 교원 직무연수를 확대 실시하고 있다.
“작년 말 재단에서 실시한 ‘2009 원자력국민인식도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이 원자력발전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원전이 안전하지 않다는 응답은 29.6%로 전년대비 7.1% 하락해 원전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듯합니다. 원자력이 저탄소 녹색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82.4%에 달했습니다.”
이는 현재 전 세계 관심사인 온실가스 감축과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원자력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국민들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원자력이 고유가와 기후변화의 대안이자 저탄소 녹색성장을 뒷받침하는 친환경적 핵심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008년 8월 정부에서는 이미 ‘제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 2030년까지 전체 발전설비 중 원전 비중을 41%까지, 원자력발전량은 59%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원자력 르네상스 도래에 발맞추어 원전 수출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창출한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지난 1월 원전을 신수출산업으로 육성, 2030년까지 원전 80기를 수출하고 세계 신규 원전 건설 물량의 20%를 점유하는 원자력강국으로 도약할 것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말 UAE 원전 수출에 성공함에 따라 수출 대상국에 원자력 홍보 노하우를 제공하는데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며 “앞으로 원전수출 지원을 위해 우리나라 원전의 우수성을 해외에 적극 알리고 원전수출 대상국과 문화교류, 협력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원전수출 대상국 대표단 초청 및 전문가 파견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과 협정을 체결한 국가 및 정상회의를 가진 국가 등 원전수출 대상국의 대표단을 초청, 우리나라 원자력산업 현장을 둘러보게 하고 원자력전문가를 파견해 한국형 원전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다는 구상이다.
재단은 이미 지난해 2월 16일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원전 기술수출지원을 위한 MOU’를 교환한 바 있고, 수출 경쟁력에 기여하기 위해 수출 대상국에 제공할 ‘원자력 홍보 매뉴얼’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세계원자력협회(WNA)·국제원자력기구(IAEA)를 방문 재단 출범 배경을 설명하고 각 기관과 재단의 협력사항에 대해 논의했다.
“WNA 방문에서는 우리 재단이 국내 최초로 회원으로 가입키로 했습니다. 신생 원전 수출국에 대한 WNA의 적극적인 협조와 원전 수입가능 개도국에 대한 홍보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재단과 WNA간의 정보교류 협조도 정례화하기로 했습니다.”
IAEA 방문 때에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소코로프 IAEA 사무차장과의 대담에서 △아시아지역 초등학생 원자력탐구올림피아드 공동 개최 △아시아지역 원전 수입 예상국 초청 아시아지역 원전 심포지엄 공동 개최 △원전 수입 예상 개도국에 대한 청년 봉사활동 및 문화 교류 사업 공동 개최 등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낸 것이다.
심지어 소코로프 사무차장은 “원자력 홍보와 진흥을 위해 양해각서 교환이 필요하다”며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또 프랑스원자력청(CEA) 본사에서 개최된 제8차 한·불 원자력 홍보세미나에는 양측 원자력관력 10개 기관이 참석, UAE 원전 수주 경쟁으로 서먹해진 한국과 프랑스 원자력계의 관계를 원만하게 했다.
“지금 세계의 원자력 선진국들은 우리나라 원자력 현황과 원전 기술 발전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원자력에 대한 국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사업 전담기관이 있다는 것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에 원자력문화재단은 국제적인 위상과 역할 제고를 통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홍보하는데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kr
◆원자력문화재단의 주요 사업
최근 대내외적인 환경변화에 따라 원전 비중 확대 및 원전 수출을 위해 지속적인 원전 안전성 확보, 사용후 핵연료 처리 문제 등과 더불어 사회적 수용성 제고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원자력홍보 전담기관인 원자력문화재단은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 에너지 원자력이 국민들의 신뢰와 애정 속에서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원전수출 지원, 차세대 이해교육 확대 등의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할 예정이다.
원자력문화재단은 우선 원자력에 대한 인식이 일반인에 비해 낮은 차세대를 대상으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이해교육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저탄소 녹색성장을 이끌어갈 미래인재 양성’을 목표로 시행한 ‘원자력탐구올림피아드’를 서울권에서 전국권으로 확대키로 했다.
또한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에너지체험 프로그램인 ‘에너지카라반’을 전국 대학교를 대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원자력 인식 정도가 남성에 비해 여성이 최대 23%까지 낮다는 설문조사에 따라 여성 NGO를 대상으로 원자력발전소 시찰 및 원자력 특강 등을 실시키로 했다. 특히 주부들에게 녹색소비 실천을 강조하고 원자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말 UAE로부터 원전을 수주함에 따라 수출국 및 수출 대상국에 원자력 홍보 노하우를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원전의 우수성을 해외에 적극 알리고 원전수출 대상국과 문화교류 및 협력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특히 수출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목적으로 제작한 ‘원자력 홍보 매뉴얼’에는 1992년 재단이 설립된 이래 원자력에 대한 국민수용성 증진을 위한 노력과 갈등극복 사례 및 경험 등을 담았다.
원전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상황에서 원전 신규 부지 선정, 사용후핵연료 처분방안에 대한 정책 결정 등 다가올 원자력 현안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홍보지원도 재단의 중요한 업무다.
재단은 지난해 일반국민 800명을 대상으로 월 1회, 기후변화 인식도와 계속 운전 찬반 태도 등 주요 원자력 현안사항에 대한 여론 추이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정책입안·집행기관에 제공한 바 있다. 올해도 원자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추이를 정기적으로 조사·분석해 정책결정층에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재환 이사장은
1937년 4월 대전에서 태어났다. 대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에서 정치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단국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거치며 교수로 재직했다. 정치에 뜻을 품고 정치인의 길을 선택, 11대·14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사무처 사무총장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14대)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이기택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이세기 전 체육부 장관과 고려대학교 동문으로 4.19혁명을 촉발한 고려대 4.18항쟁을 이끌었다. 이에 대한 공로로 대한민국 건국포장을 수훈키도 했다.
재단 규모에 비해 경영인으로서 가진 능력과 화려한 이력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해 직원들 사이에 우스갯소리로 “벤츠엔진에 티코를 얹고 다닌다”고 회자되기도 한다.
이재환 이사장은 평소 의사결정은 신중하되 한번 목표를 정하면 흔들리지 않는 강력한 추진력과 결단력을 겸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70대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열정과 체력이 웬만한 젊은이 보다 낫다.
시간관념과 준비가 철저해 모든 행사와 약속에 늦지 않고 항상 공부하는 스타일이다.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밤 2시까지 원자력을 독학, 원자력 강의를 나갈 정도다.
일에 대한 열정으로 원자력은 국민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난 한 해 전국 각지를 돌며 총 10회 2874명에게 원자력의 올바른 인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