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주요 원인은 `내부통제 미비`

올들어 주식시장 퇴출이 확정됐거나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상장사들 중 상당수가 외부 감사인인 회계법인으로부터 자금 사용 등과 관련된 내부 통제가 미비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대표이사가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회사 돈을 ’쌈짓돈’처럼 사용하거나, 이사회 결의 및 입출금 증빙 같은 근거자료 없이 회사 자금을 집행하는 사례가 이런 회사들 사이에서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현재 ’의견거절’ 감사의견을 받은 37개 12월 결산 상장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그중 27개사의 보고서에 자금 관리와 관련해 내부 관리제도가 불투명하거나 취약하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이 27개사 중 6개에서는 대표이사가 절차 없이 자금을 집행하는 사례가 있었고, 2개사는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 대한 내부 통제 절차가 ’부적절’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I사의 경우 대표이사가 절차 없이 반출한 회사 소유의 양도성예금증서(CD) 340억여원 어치를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선급금’으로 계상했음이 감사 결과 드러났고, A사에서도 대표가 절차 없이 회사 자금을 반출한 뒤 사용하거나 재반입했다.

감사 대상 사업연도에 흔히 ’문방구 어음’으로 불리는 비금융기관 약속어음을 발행한 상장사도 3개사나 됐고, 2개사는 아예 ’내부통제제도를 신뢰할 수 없다’는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들 회사 중 유가증권시장의 조인에너지[004820], 코스닥시장의 유퍼트[060670] 등 14개에 대해 상장 폐지를 확정했으며, 늦어도 22일까지 이들 종목에 대한 정리매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 증권사 기업분석담당 애널리스트는 “상장사라 하더라도 중소기업에서는 자금난이나 이직하는 실무자의 인수인계 미비, 심지어 담당자의 무지 때문에 자금 집행 기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난다”며 “특히 경영진이 ’나쁜 마음’을 먹는 경우에는 회계연도가 끝나 감사를 받기 전까지 그 실상을 알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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