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협 허파` 폐쇄까진 안 갈듯

`경협 허파` 폐쇄까진 안 갈듯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따른 것으로 밝혀지면서 정부의 대북 경제제재 수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정부, 민간 차원의 대북 사업은 전면 중단하겠지만 개성공단사업은 신중하게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오전 10시에 천안함 사태에 관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다. 담화는 국제외교분야, 군사, 경제협력 분야의 다양한 제재조치를 모색하겠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제재조치로는 대북 교역 및 위탁가공 업체의 신규사업 및 물품 반출 금지가 유력하다. 이미 정부는 이같은 사업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고, 연 60억원 규모의 정부 관계부처의 자체 대북사업도 보류할 것을 요청해 사실상 대북조치에 돌입한 상태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개성공단 사업을 제외한 대북 일반교역 관련 반입(수입) 규모는 2억4519만달러이며, 여기서 통관 및 하역 비용·선박운임·중개 수수료 등 부대비용을 뺀 액수가 물건값으로 북한에 제공됐다.

또 위탁가공 교역 규모는 작년 한 해 2억5404만달러(반입한 생산품 금액 기준)이며, 위탁가공 대가로 북에 들어가는 노임 등은 이 액수의 10∼15%(2500만∼3800만달러)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개성공단 120여개 입주기업에서 일하는 북측 근로자(4만명 기준) 임금 및 사회보험료로 1년에 약 5000만달러가 제공된다.

그러나 남북 경협사업은 우리 측의 피해도 예상되고 있다. 당장 남북 간 위탁가공(200여개 업체) 및 일반 교역(580여개 업체)이 전면 중단될 경우 해당 업체들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또 현 시점에서 개성공단에 대한 추가투자는 사실상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지난 2004년 12월 첫 제품을 생산하며 남북경협의 ‘허파’ 역할을 해온 개성공단이 최대 위기를 맞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개성공단이 갖는 대북 지렛대 효과, 폐쇄 시 우리 기업들의 피해 등을 고려할 때 정부가 개성공단에 대해 선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북한도 개성공단이 ‘달러 박스’ 역할을 하는 만큼 폐쇄와 같은 극단적 조치를 쉽게 취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한편 정부는 2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경제금융 부문 합동대책반 회의를 열어 상황 변화에 대비한 대응계획을 재점검하고 시장 상황에 맞춰 시나리오별 대응체제 구축방안을 논의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는 남유럽 재정위기 등과 결합한데 따른 것으로, 북한 관련 유사사례에 비춰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어 경제취약요인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책반 산하 5개 대책팀장은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국제금융시장팀), 김주현 금융위 사무처장(국내금융시장팀), 김경식 지식경제부 무역투자실장(수출시장팀), 김정관 지경부 에너지자원정책실장(원자재확보팀), 강호인 재정부 차관보(물가안정팀)가 각각 맡았다.

정부는 또 콘퍼런스콜과 정책메일링서비스 등을 활용해 우리 정부의 대응 상황을 신속하게 제공하고, 특히 오는 25일 신제윤 국제업무관리관을 뉴욕에 있는 국제신평사들에 보내 우리 정부의 리스크 관리능력을 설명할 계획이다.

권상희·정지연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