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대항해 시대] (2부-3) 고영테크놀러지

고영테크놀러지 직원들이 3차원 검사 장비인 `어스파이어2`를 이용해 완성품의 최종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지호 기자 jihopress@etnews.co.kr
<고영테크놀러지 직원들이 3차원 검사 장비인 `어스파이어2`를 이용해 완성품의 최종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지호 기자 jihopress@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고영테크놀러지 연혁 자유시장경제에서 ‘수요와 공급’은 시장이 굴러가는 원동력이다. 수요가 있으면 언제나 공급이 있다. 때로는 수요가 있어도 공급이 없을 수도 있다. 사람들이 필요성은 느끼지만 이를 충족할 수 있는 기술과 장비가 개발되지 못한 경우다. 이 같은 충족되지 않는 수요를 누군가 신기술을 통해 해결한다면 그는 시장의 선도자가 된다.

 기술집약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에 신기술 보유는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그 신기술은 기존 것과 확연이 다르고 쉽게 따라할 수 없을 때 빛을 발한다. 그동안 시장에서 그 기술의 등장을 애타게 기다려왔다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국내에 이런 기술을 가지고 있는 곳은 많지 않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도 ‘혁신’은 많았지만 ‘창조’는 없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수요가 목을 태우며 기다리는 기술, 이제 벤처가 나서야 할 때다.

 ◇기술변화 주도=고영테크놀러지는 전 세계 인쇄검사기(SPI)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토종기업이다. 2002년 창립 이후 SPI 시장을 석권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4년. 지금은 3D 측정 검사 분야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로 인정받고 있다.

 2005년 이래로 연평균 48.4%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4분기(109억원) 이어 올해 1분기 11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창사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재 전 세계 SP시장 점유율은 39%로 유럽, 일본, 미국 등 기술 선진국에도 수출을 진행하며 전 세계 1400개 이상의 검사장비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고영의 검사장비는 인쇄기판의 납땜 위치와 도포량을 측정과 함께 검사까지 동시에 수행하는 특징이 있다. 2000년 초반에만 해도 대부분의 반도체 공정용 검사장비는 완성 부품의 이미지를 저장한 후 검사 제품의 이미지를 이와 비교해 불량을 판별하는 ‘이미지 매칭’ 방식이었다.

 반면에 고영은 3D로 측정된 실제 수치에 기반한 검사를 진행해 2D로는 할 수 없는 높이와 체적까지 분석, 이미지매칭 대비 불량 판별 오류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다=고영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SPI 검사기술을 이용해 업계 최초로 3D 실장부품 검사기(AOI)를 개발했다. 솔더페이스트 후공정 검사인 AOI는 높낮이가 다른 수많은 칩들의 실장과 그 사이의 납땜 상태를 최종적으로 검사해야 하는 까다로움 때문에 그동안 3D 방식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분야다.

 개발에 성공한 3D AOI는 4방향 프로젝션으로 수많은 칩세트로 인해 생기는 기판 그림자 문제를 완벽히 해결해 데이터의 신뢰성을 높인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기준면 티칭 및 프로그램 디버깅은 물론이고 별도의 마스터 샘플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최근 각광받고 있는 LED의 백라이트 유닛 모듈 생산에 필수 장비로 보드와 부품 색상이 동일할 경우의 극성 판명과 소자의 들뜸현상도 판별할 수 있다.

 기존 주력 시장인 SPI에서도 새로운 장비를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검사속도와 정밀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신모델 ‘aSPIre 2’는 앞으로도 점유율 1위를 유지할 후속 주자다. 회사는 여기에 인터페이스 개선 및 터치스크린 적용 등 사용자 편의성까지 고려하면서 명품 검사장비를 지향하고 있다.

 ◇창조적 기업문화=고영테크놀러지는 사업 초기 때부터 글로벌 대기업들을 상대로 한 영업을 펼쳐왔다. 최고의 기술로 각 분야 최고의 기업과 사업을 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이러한 공격경영은 때로는 주변 지인들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특히 검사장비 회사로 일본 법인을 설립할 때는 그 누구도 찬성표를 던져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유럽과 일본 법인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는 미국법인을 신설할 계획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600억원, 이 중 절반이 상반기에 이미 달성된 상태로 벌써부터 내년에는 1000억원 매출 돌파라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회사의 고속 성장과 함께 사원들의 업무 문화도 한층 발전하고 있다. 근태관리가 인사평가의 주요 요소로 꼽히는 건 옛날 얘기다. 고영의 직원들은 자유분방한 문화 속에 각자의 책임감을 통해서 업무를 풀어나간다. 창업 이후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핵심 임원들은 이제 눈빛만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다. 업무 하나하나를 일일히 지시하는 바도 없다.

 사장은 올해 성과 목표와 같은 큰 들의 가이드라인만 제안하고 나머지 구체 목표와 계획은 팀과 개인이 세우는 자발적 참여가 일상화돼 있다. 업무 성과도 월급의 400% 이상의 인센티브를 받을 정도로 뛰어나다.

 고영은 SPI에 이어 AOI에서도 3D 측정 검사장비를 선보인 반도체 검사 시장에 3D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20%나 비싼, 세계에서 가장 비싸지만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이 고영의 검사장비다.

 이 분야에서 고영은 이제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회사는 앞으로도 다양한 검사장비를 개발 제품 라인업을 보강해 전 반도체 검사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