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게임, 그래텍과 지재권 협상 나서

MBC게임이 3일부터 시작하는 ‘빅파일 MSL’을 앞두고 블리자드와 e스포츠 관련 독점계약을 맺은 그래텍과 지식재산권 협상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블리자드 사이에 양보 없는 감정싸움으로 전개되던 스타크래프트 지재권 문제가 그레텍의 중재로 처음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셈이다.

그래텍은 협상이 마무리되기 전에 MBC게임에 리그 진행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리그 파행이나 방송 중단 등의 사태를 피할 수 있게 됐다. MBC게임의 지재권 개별 협상으로 또 다른 게임 방송인 온게임넷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

MBC게임은 오는 3일부터 시작되는 빅파일 MSL 서바이버 예선을 진행하기 위해 그래텍과 협상에 착수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한국e스포츠협회가 블리자드와 강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내려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MBC게임이 협회 이사사인 만큼 쉽지 않은 결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MBC게임 조정현 총괄국장은 “방송사로서 MSL 팬들과 시청자들을 배신하지 않겠다는 취지에서 리그 시작을 위한 조치를 다하는 것이다”라며 “리그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협상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래텍도 이미 정해진 리그 일정을 소화할 수 있게 한발 양보했다. 배인식 그래텍 사장은 “협상테이블에 나오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이 중요하다”며 “이미 스케줄이 나와있는 개인리그인 만큼 협상을 마무리하기 전에도 대회 진행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빅파일 MSL은 MBC게임이 진행하는 스타크래프트 개인대회로 온게임넷 스타리그와 함께 양대리그로 불린다. 지난달 27일 오프라인 예선전을 시작으로 3개월여간의 대장정을 거쳐 8월 하순 결승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총 상금 1억1600만원이 걸려 있으며, 우승상금은 국내 최고인 5000만원, 준우승상금 2000만원을 비롯해 32강에 진출한 선수 모두에게 차등 지급된다.

한편 오는 11일 차기 스타리그 개막을 앞두고 있는 온게임넷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이번 MBC게임의 협상 참여 결정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온게임넷 관계자는 “협회와 블리자드간의 문제가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아직 방침을 정하지 못했다”면서 “다음주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좀 더 사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