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대항해시대]`사업실패` 더이상 주홍글씨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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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해 도전하다 실패한 기업에는 재도전의 기회를 줘야 한다.”

이달 청년창업센터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한 말이다. 그동안 한국에서 사업실패는 `영구퇴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한순간에 신용불량자가 되고 채무상환을 못해 도망자 신세가 되는 등 `사업실패`는 기업인에게 주홍글씨와 같은 존재였다.

정부의 `청년 기술 · 지식창업 지원대책`에서 현 벤처기업인들의 관심은 `청년창업자 3만명` 육성보다는 `실패한 기업의 재도전 기회`에 쏠려 있다. 그동안 벤처기업인들은 이와 관련해 해외와 한국을 비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일본은 실패해도 다시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지만 한국은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게 비교의 요지다. `한방에 훅 간다`는 농담조의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파산시 압류재산 범위의 경우 한국은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최고 1600만원) 및 6개월치 최저생계비(720만원)고 미국은 거주주택(최고 12만5000달러), 보험(최고 9850달러), 개인물품 등으로 차이가 있다. 실패기업 재도전의 공식언급은 청년창업자는 물론이고 현 벤처기업인에게도 희소식인 셈이다.

정부는 이와 관련, 기업인의 연대보증채무 부담을 줄이고, 재도전 자금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기업회생절차 간소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중 연대보증채무 부담 경감과 회생절차 간소화는 이르면 올해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우선 연대보증채무 부담 경감은 벤처기업이 녹색 및 신성장동력 등 위험성은 있지만 필요성이 있는 분야의 기술 개발 시 그 범위를 해당 보증금액의 일정비율로 축소해 입보 의무를 완화한다. 기업인에 대한 `신용회복지원`의 신청요건도 확대해 채무상환 부담도 줄일 계획이다. 간이회생제도 도입과 압류재산 면제범위 확대는 해외사례를 고려해 합리적인 선에서 곧 개편한다.

회생절차 이후 재도전 기업에 대해서는 보수적 대출관행으로 볼 때 현실적으로 민간금융 이용이 불가능한 만큼 중진공의 정책자금이나 벤처투자회사를 통해 지원한다. 다만 도덕적 해이 방지 차원에서 전문 컨설턴트의 상시적 재무 및 경영관리 컨설팅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실패한 기업의 회생절차와 재도전 환경 마련을 위한 정책은 한동안 상실됐던 벤처기업의 도전정신을 다시 살릴 수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정부는 재도전 장벽 제거로 `죽음의 계곡`의 두려움을 줄여 청년창업가를 양성하고 현 벤처기업인들의 적극적인 신규시장 개척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