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6대 키워드로 살펴본 2020 IT미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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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키워드로 살펴본 2020 IT미래상>



2020년 IT 6대 키워드는 인구 구조변화, 기술변화, 환경〃기후변화, 경제〃산업 구조변화, 문화〃삶의 변화 등 거시지표가 초래하는 미래 변화를 우선 살펴보고, 이런 변화들이 IT산업에 미치는 파급력과 영향력을 분석하는 2단계의 과정을 거쳐 도출했다. 가령 인구변화라는 거시지표 분석에서 저출산〃고령화〃다민족/다문화사회〃사회안전망 증대와 같은 1차 요인을 뽑아내고, 이 가운데 다민족/다문화사회 요인에서 `디지털 네이티브`이란 키워드를 추출해 내는 방식이다. 많은 1차 요인에서 다양한 키워드들이 생성됐으나, IT산업 파장력과 명확한 미래상 등을 기준으로 키워드 압축 작업을 통해 총 6개의 키워드를 선별했다. 6개 키워드는 스마트화, 융합과 다변화, 감성상상력시대, 소셜 네이티브, 힘있는 개인, 협업지성 등이다. 2020년 IT산업 전체의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순 없겠지만, 이들 키워드를 통해 IT산업이 어떤 모습으로, 어떤 방향을 향해 흘러갈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편집자 주>



1. 더 똑똑하게, 더 능숙하게 <스마트화>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화의 진전은 이미 올해 전 세계적인 이슈를 이루면서 많은 변화들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미 빅 트렌드를 이루고 있는 스마트 추세가 2020년 7대 키워드에 다시 한번 포함된 것은 스마트화 추세가 향후 지속적으로 각종 변화와 함께 IT산업의 지향점을 현재와 크게 다르게 바꿔 놓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스마트 기능이 구현된 각종 디바이스들은 사용자의 의도와 감정 등을 파악하는 수준까지 진화해 별도의 학습 없이 디바이스를 신체의 일부처럼 자유자재로 이용하게 된다. 사용자를 인지하는 TV, 환자마다 최적화된 U-헬스케어 의자, 사용자별 맞춤정보를 제공하는 리모콘 등이 조만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빠른 네트워크와 자유로운 웹 접근성을 지닌 스마트 디바이스들의 확산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각종 상상 기기들을 현실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화는 산업 생태계와 밸류 체인의 변화도 크게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스마트화는 사용자의 편의성 증대와 함께 지금까지 IT벤더, 전문가, 엔지니어 등이 이끌던 IT시장을 점차 일반인이 중심 시장으로 이동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앱스토어에서 나타났 듯이 콘텐츠 개발 생태계가 개인 개발자 중심으로 형성된 점 등은 이러한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2. 더 빠르게, 더 복잡하게 모이고 흩어진다 <융합과 다변화>

융합(Convergence)과 다변화(Divergence)는 IT산업의 역사를 관통해온 키워드이다. 하나의 기기나 서비스에서 다양한 기능〃역할들을 통합하려는 시도와 특정 기능을 전용기기나 전용 서비스로 전문화시키려는 시도는 지난 수십년간 IT의 핵심 경쟁 지점이기도 했다. 2020년 IT산업의 융합과 다변화 추세는 그 속도나 복잡성 등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될 전망이다.

융합이 진전될수록 제품간, 서비스간 경계가 더욱더 모호해지고 기술과 비즈니스, 제품과 서비스가 복잡하게 섞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용자들이 중요하게 느끼는 가치가 기기 중심에서 점점 경험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는 점도 융합의 방향을 더욱 복잡하게 하고 있다.

기존 산업간, 기술간, 서비스간 융합에 더해 개인 경험 중심의 융합이 등장할 수 있다. 이는 사용자에 적합한 정보, 콘텐츠, IT자원 등을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중단없이 제공하는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또 자신의 상황에 맞는 콘텐츠의 융합적 이용도 가속화한다. 집에서는 IPTV, 이동중에는 스마트폰, 친구를 기다릴때는 길거리의 디지털 사이니지 등을 통해 접근 가능한 형태가 될 것이다.

융합의 대척점에는 다변화가 있다. 모든 것이 하나의 기기나 서비스에 통합되는 것은 불가능한 희망일 뿐이다. 각 기능이 합쳐지다 보면 개별 기능의 수준은 평범해지고, 보편화하기 때문에 이용자 개개인이 추구하는 가치를 맞추기가 어렵다. 새로운 경험과 욕구에 기반한 전용 기기들의 도전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특히 경험을 중시하고 개인별 세분화 다양화되는 사회적 추세속에서 각종 융합은 개인들이 다양한 취향만큼이나 다변화와 공존하는 형태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3. 감성과 상상 두 날개로 난다 <감성상상력 시대(Emo-magination)>

아이폰의 디자인, 갤럭시의 디스플레이, 블랙베리의 쿼티 자판을 갖추고 케이스엔 키스 헤링의 그림이 그려진 나만의 스마트폰을 만들고 싶다면? 가까운 미래에 이같은 맞춤형 생산도 가능해진다.

기술 수준이 평준화되고 제조에 들어가는 용이 줄어들면서 중국〃인도의 거대한 생산 기지들은 개인 소비자들을 맞춤형 제조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웹의 확산은 이같은 틈새 수요와 이들 수요를 맞출 공급자의 만남을 보다 쉽고 저렴하게 만들 것이다. 중국에서 성행하는 짝퉁 생산, 이른바 `산자이`나 자동차〃휴대폰 튜닝 붐은 이같은 세분화된 제조업의 신호탄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기존 대기업들의 그늘에 가려 있던 소수를 겨냥한 개성 있는 상품들을 만드는 소규모 기업들의 입지가 넓어진다. 차별적인 소량 생산 제품의 승부는 독특한 감성과 창의력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 이미 애플 앱스토어 등을 통해 현실화되고 있는 이같은 틈새 시장이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제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구현된다.

이같은 세상에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감성, 생각 못한 수요를 공략하는 상상력과 창의성이 중요해진다. 대량 생산 체제에서는 조직 논리에 묻혔던 이러한 소프트한 요소들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독특한 감성과 상상력이 만들어내는 가치는 소셜 네트워크를 타고 퍼져나가 무한한 시장을 열어준다. 이러한 상상력과 창의력은 상관 없어 보이는 요소들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융합을 이끌어낸다.



4. 우리 아이들은 우리와 다르다 <소셜 네이티브>

역사학에 흥미를 가진 초등학생 미래는 학교 선생님이 운영하는 온라인 역사 게임 커뮤니티에 가입한다. 다른 지역의 몇몇 아이들이 이미 로마 제국에 대한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 친구들의 파티에 합류한 미래는 게임 속 이야기와 미션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로마에 대해 알게 되었다. 플레이가 벽에 막힐 때는 친구들이 자발적으로 도와주었다. 선생님은 전체적인 방향만 제시하며 아이들의 주도적 활동을 돕는다.

2020년 어린이들의 학습은 이렇게 바뀔지 모른다. 2000년대가 디지털 이주민이 아닌 디지털 원주민,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들이 풍미한 시대였다면 2020년에 각종 디지털 기기에 능숙한 것은 가상과 현실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24시간 관계형 커뮤니티에 익숙해진 소셜 네이티브가 주도권을 잡는 시기가 될 것이다.

소셜 네이티브들은 단순히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를 넘어, 인터넷과 모바일 세계를 자연스러운 생활 공간으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을 배우며 자란 세대다. 인터넷이나 게임 중독이란 말이 무의미한, 실체와 가상의 세계를 넘나들며 사는 `디지털 이중국적자`이기도 하다.

이들은 가상 세계와 소셜 플랫폼에 익숙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갖고 있으면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 맺기에 열중한다. 이들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풀어내고 공유하고 재가공하는 것을 즐기는 `호모 나란스`(Narrans)이기도 하다. 이들을 묶어 주는 것은 강력한 소셜 네트워크이다. 전기와 같은 필수재가 된 소셜 네트워크를 타고 호모 나란스 개개인은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전문가, 미디어의 거대 지식이 아니라 소셜 서비스들을 통한 `온라인 또래`들이 지식 생산과 전파의 주체로 자리잡는다. 자신만의 세계를 가진 호모 나란스들은 관심사와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연결돼 일종의 `디지털 부족`을 형성한다. 촘촘한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만나게 된 이들은 느슨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자신들의 관심사나 지향에 대해선 놀라운 결집력을 보여준다. 비영리, 인도주의적 프로젝트들이 이들의 자발적인 힘에 의해 수없이 벌어지며 세상을 바꾸게 된다.



5. 조직의 힘만 세다고? 개인이 점점 강해진다! <힘 있는 개인>

당신은 필요한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모바일 오픈마켓에서 검색하지만 당신의 아이는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만들게 될지도 모른다. 마치 당신 부모님은 인터넷 서핑만 하지만, 당신은 직접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처럼.

IT 기술은 더 스마트해지고 더 쉬워져 오늘날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로 사용자제작콘텐츠(UCC)를 만들 듯, 사용자제작 애플리케이션(UCA)이 등장하게 된다. 이미 MIT미디어랩에서 개발한 `스크래치`와 같은 미디어 저작 도구를 통해 많은 어린이들이 자신만의 디지털 제작을 하고 있다.

의사에게 필요한 앱은 의사가, 미술가에게 필요한 앱은 미술가가 직접 만드는 시기가 되고 전문가보다 비전문가의 힘이 변혁을 이끈다. 말 그대로 IT DIY의 시대가 오는 것이다.

스마트 디바이스와 소셜 네트워크가 가져오는 초연결성 역시 개인의 잠재력과 능력의 폭발을 가져온다. 소셜 네트워크는 사람의 소통 방식을 n:n으로 바꿔가고 있고, 소셜 관계망을 통해 한 개인의 의견이나 지식도 무한 증식이 가능하다. 과거 국가나 대기업 등만이 가질 수 있었던 힘을 이제는 개인들도 갖게 된 것이다.

대량 소비 사회에 `파워 컨슈머`가 있었다면, 스마트 시대의 힘있는 개인은 `참여하는 컨슈머`로 진화한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영향을 주고, 기업 경영에 참여하는 개인을 말한다. 이들은 기업과 정부의 홍보 활동의 주 대상이 되고 기업들은 이들의 영향력을 활용하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다. 고객의 목소리가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과 정부에 전달되게 된다. 이들이 활동하는 플랫폼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힘 있는 개인들은 이 플랫폼을 바탕으로 새로운 에코 시스템을 만들어 낼 것이다.



6. 모으는 지성에서 창조하는 지성으로 <협업 지성>

힘 있는 개인들이 모여 발휘하는 창의력과 지식은 소셜 공간에서의 협업을 거쳐 거대한 관계형 지성으로 다시 태어난다. 현재 집단 지성이 개인 지성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모은다`는 의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앞으로의 지성은 관계와 관계속에서 지식이 창조 재생산되는 협업 지성으로 발전하게 된다.

소셜 플랫폼은 수많은 지식과 아이디어가 모이고 서로 공유하며 새롭게 변형, 창조되는 공간이 된다. 프레젠테이션이나 문서를 공유하고 함께 편집하며 확산시키는 소셜 문서 공유 서비스나 구글 닥스 서비스 등은 소셜 협업의 단초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일반 기업이나 정부도 더 이상 조직 내부에서만 혁신 역량을 개발하려 하지 않게 된다. 세계 어디서나 필요한 아이디어와 지식을 구할 수 있는 대규모 크라우드 소싱이 가능해진다. 이미 `오픈 이노베이션`과 같은 형태로 일부 시도되고 있는 이같은 움직임은 관계형 네트워크의 확산, 지식의 공유 흐름과 함께 보다 일반화된다.

기업과 정부도 이처럼 강력해진 고객을 상대하기 위해 기업 내부 프로세스와 전략, 마케팅 등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가 필요하다. 고객의 소리를 보다 신속하고 겸손하게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기업도 집단 지성을 창조하는 형태로 내부 프로세스를 바꿔가게 된다. 기업 내 정보와 아이디어 등을 공유하는 엔터프라이즈 2.0이 집단 지성과 결합된 형태로 기업의 업무 시스템도 진화하게 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기업 내부에 구축해 부서별 블로그, 부서별 SNS, 부서별 지식관리시스템등을 활용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 내부의 소통과 협업 지성의 발현을 노린다.

힘 있는 개인들이 모여 강력해진 고객이 `고객 3.0`이라면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 경영이 `경영 3.0`, 이렇게 변신하는 기업을 `기업 3.0`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엔터프라이즈 3.0`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