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M&A 대전 2라운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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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중대형 개발사 위주로 진행됐던 게임업계 인수ㆍ합병(M&A) 바람이 중소 개발사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잇단 M&A로 매력적인 매물이 부족해지자 대형게임사들이 중소형사 입도선매에 나선데다 막강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한 중국업체들이 가세하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M&A 열풍 중소 개발사로 확대=넥슨의 게임하이 인수 이후 몇 달간 잠잠했던 게임업계가 다시 M&A 열기로 들썩거리고 있다.

지난 9일 중국의 최대 게임사 샨다게임즈는 국내 게임개발사 아이텐티티 게임즈를 1천1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드래곤네스트` 개발사인 아이덴티티 게임즈는 M&A 시장에서 남아있는 매물 중 가장 매력적인 업체로 꼽혀왔다.

아이텐티티 게임즈에 이어 `그라나도 에스파다`를 개발한 IMC게임즈 역시 한빛소프트가 지분 40% 매각을 추진하면서 M&A 시장에 등장했다.

IMC게임즈의 경우 김학규 대표 및 관련지분이 60%에 달해 곧바로 경영권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40% 지분으로도 이사와 감사를 지정할 수 있는데다 IMC의 차기작 퍼블리싱 계약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앞서 네오위즈게임즈가 지난 5월 `세븐소울즈`로 이름을 알린 씨알스페이스를 인수했고 위메이드는 `실크로드 온라인`을 개발한 조이맥스를 품에 안았다.

최근 게임업계 M&A와 관련된 특징은 중소형 게임사가 매물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게임하이, 엔도어즈 등 중대형 게임사들의 주인이 대부분 가려진데다 샨다, 텐센트와 같은 중국 게임사들마저 뛰어들면서 1천억원대의 중소형 게임사가 M&A 시장에 나오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소개발사들은 1~2개의 게임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했지만 아직 재도약의 부담을 안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스스로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경우도 많지만 대형게임사들이 막대한 인수금액을 제시하며 중소개발사들을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M&A 열풍을 빗겨간 중소게임사들도 대형사들의 공격적인 M&A 전략에 맞서 중소게임사 간 전략적 제휴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스페셜포스`, `카르마온라인` 등 1인칭슈팅게임(FPS) 분야에서 개발능력을 인정받은 드래곤플라이는 엠게임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달 중순부터 FPS 게임 일부를 채널링 서비스하기로 했다.

한 중소게임사 관계자는 "메이저 게임사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한 M&A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본력이 약한 중소형사들은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서로 뭉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퍼블리싱-소유사 이분화=중소게임사들이 하나둘씩 인수되면서 특정 게임의 퍼블리싱 권리와 소유권을 대형게임사들이 나눠 가지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그동안 중소게임사들은 마케팅과 홍보 능력을 갖춘 대형게임사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면서 게임을 서비스해왔다.

이런 가운데 이들 중소형사가 다른 대형게임사에 인수되면서 퍼블리싱과 소유가 이원화되는 기형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씨알스페이스 지분 49%를 인수했지만 씨알스페이스의 역할수행게임 `세븐소울즈`는 현재 NHN 한게임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아이덴티티게임즈의 `드래곤네스트`의 경우도 지분은 샨다에게 넘어갈 예정이지만 아직 4년 정도의 계약기간이 남은 만큼 국내 서비스는 넥슨이, 일본 서비스는 한게임이 계속 담당하게 된다.

IMC게임즈의 `그라나도 에스파다` 역시 한빛소프트와 영구 판권 계약을 맺은 상황이라 향후 한빛소프트가 IMC게임즈의 지분을 매각한다고 하더라도 퍼블리싱 업체는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서든 어택`은 개발사인 게임하이도 넥슨에 넘어갔지만 퍼블리싱은 CJ인터넷이 담당하고 있다.

문제는 퍼블리싱-소유 이분화로 퍼블리싱업체와 경영권을 소유한 업체 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퍼블리싱업체를 바꾸기 위해서는 고객의 데이터베이스(DB)를 옮기기 위한 동의 절차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상당수의 유저들이 이탈할 우려가 있다.

결국 개발사를 인수한 대형게임사들은 계약만료를 앞두고 채널링 서비스, 계약금 인상, 해외판권 재협상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기존 퍼블리싱사와 문제 해결에 나서야하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실제 넥슨과 CJ인터넷은 `서든 어택` 퍼블리싱 문제와 관련해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계약만료 이후에도 게임개발사를 인수한 대형게임사가 게임 퍼블리싱을 독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게임개발자는 "유저들의 게임레벨, 계급 등의 고객정보 이전은 기술적으로 까다로울 뿐 아니라 정책적으로도 쉽지 않은 결단이 필요하다"이라면서 "기존의 퍼블리싱 계약을 이어가느냐 아니면 새로운 퍼블리싱사와 계약을 하느냐 여부는 대형게임사들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게임 이번에도.."=최근 게임업계의 M&A 열풍과 관련해 또 하나의 관심사는 NHN 한게임의 움직임이다.

정욱 NHN 한게임 대표대행은 지난 3월 제주에서 열린 `한게임 익스 2010` 행사에서 퍼블리싱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개발사에 대한 지분 투자 및 M&A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고포류에 대한 규제나 사회적 비판 강도가 높아지면서 웹보드 게임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적극적인 퍼블리싱이나 자체 개발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엔씨소프트와 넥슨, 네오위즈게임즈, CJ인터넷 등 `빅5` 내 다른 게임사들이 올해 들어 한 차례 이상의 M&A를 성사시킨 것과 달리 한게임은 중소 개발사 M&A에서 잇따라 물을 먹고 있다.

NHN은 현재 퍼블리싱 중인 `세븐소울즈` 개발사인 씨알스페이스 인수를 추진했으나 이를 네오위즈게임즈에 뺏긴데 이어 최근 아이덴티티 게임즈 인수전에서도 중국 업체인 샨다에 밀려났다.

한게임 관계자는 "아이덴티티 게임즈의 경우 가격차가 커 인수 추진 초기 단계에서 협상이 결렬됐다"고 전했다.

잇따른 M&A로 매력적인 매물이 사라지면서 한게임은 당분간 M&A 보다는 퍼블리싱 강화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이와 관련해 한게임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기대작 `테라`가 오는 4분기 중 오픈 베타테스트에 들어가는 것과 별도로 국내 개발사와 여러 건의 퍼블리싱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M&A와 퍼블리싱에 모두 열려있다는 한게임의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추진 중인 여러 퍼블리싱 계약을 통해 하반기에 다양한 게임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