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결로만 치닫던 케이블TV와 지상파 방송사업자간 논의가 시작됨에 따라, 양측의 논쟁이 2주를 기한으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케이블TV 측은 KBS2 · MBC · SBS 방송 광고 중단이라는 초강수의 대책을 발표한 후 한발 물러선 상황이어서, 2주 후에도 어떤 방식으로든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시한번 광고 중단을 미루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 만큼 2주의 시간은 급한 불을 끈 후 숨을 고르기 보다는 합의점을 찾는 과정이 될 것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능한 시나리오는=케이블TV와 지상파는 그동안 서로의 인프라를 이용해 각자의 위치에서 이득을 올렸다.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이들이 현재까지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 들였던 투자금액을 계산하는 것이다.
하지만 2주라는 시간이 이러한 세세한 투자액을 돌출해 내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이 때문에 방통위 · 지상파 · 케이블 3자가 참여한 이번 논의에서 이들의 분쟁을 잠재울 수 있는 제도마련과 그에 대한 합의를 이뤄내기 위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 전망이다.
시청자 피해가 일어나지 않은 범위에서 지상파 커버리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결국 의무재송신이나 재송신동의와 같은 제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중남미를 방문 중인 최시중 위원장이 돌아온 후 이들 사업자 대표들 간의 논의를 직접 중재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제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다면, 이후에는 연구반과 같은 형태의 TF를 통해 수익과 비용에 대한 계산을 하는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각자 얻은 수익을 향후 기금으로 활용해 저소득층을 위한 시청권 보장에 투자하자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제기됐다.
이번 사건이 원만히 해결된 후에도 사업자 재허가 조건이나 방통위의 조정 기능에 대한 논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익을 앞세워야 할 방송사업자가 시청자 피해를 볼모로 싸우고 있다는 점과, 2년여를 끌어온 다툼에서 소비자 피해가 목전에 놓인 후에야 방통위가 중재를 시작했다는 점 때문이다.
◇해외에서는=재송신 문제를 둘러싸고 케이블TV와 지상파 방송사간 싸움은 미국 · 유럽 · 일본 전 지역에서 진행돼왔다. 보편적 서비스이면서 난시청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 힘든 지상파의 특성 때문이다.
해외 지상파방송은 상업방송의 성격을 띄더라도 케이블을 통한 재송신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뒀다. 물론 이에 따른 대가 협상에 대한 싸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지만, 이 제도로 인해 시청자 피해는 최소화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상파방송사가 의무재송신과 재송신동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정부가 의무제공 권유를 통해 시청권을 보장하고 있다. 일본은 총무성이 인정한 구역내에서는 케이블이 지상파를 의무 재송신하도록 하고 있다. 난시청 지역의 시청자 보호를 위해서다.
방통위 관계자는 “디지털전환 이후 새로운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새로운 매체가 나올 때마다 분쟁 가능성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분쟁 조정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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