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1.0 시대`를 풍미했던 `아메리칸 온라인(AOL)`이 테크크런치, 씽랩(Thing Lab), 5min미디어 등 콘텐츠 업체의 인수를 통해 미디어 업계 강자를 꿈꾸고 있다. 작년 타임워너와의 결별 이후 가장 두드러지는 움직임이어서 IT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AOL은 테크놀로지 분야의 블로그 사이트인 `엔가짓`을 비롯해 `다운스쿼드`(애플 관련 웹블로그) 등 미디어 및 콘텐츠 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새로 인수한 업체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 업체간에 시너지 효과를 어떻게 창출하느냐에 따라 AOL의 위상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AOL의 콘텐츠 업체 인수의 백미는 역시 테크크런치다. 테크크런치는 매출액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IT 관련 뉴스 콘텐츠 생산 및 확산, 유망 IT 벤처 및 기술의 발굴에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온 테크놀로지 분야 대표적인 블로그 사이트다. AOL의 테크크런치 인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천500만 달러에서 4천만 달러선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AOL은 왜 테크크런치 등 콘텐츠 업체 인수 경쟁에 뛰어든 것일까? AOL은 최근 매출과 수익의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분기에 주당 9.89달러의 순손실(10억 6천만 달러)을 기록했고, 매출도 전년대비 26% 감소한 5억4천8백만 달러에 그쳤다.
IB타임즈 분석에 따르면 매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광고 수익의 급감이다. 지난 분기에 광고 매출이 무려 27% 감소했다. MS,야후,구글 등 업체와 마찬가지로 광고 매출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데, 광고 매출 부진으로 경영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광고 부문 매출 실적을 보면 미국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이 7% 감소한데 반해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지역에서 AOL의 존재감이 약해지면서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이 무려 52% 감소했다. 검색 및 텍스트 광고 역시 28% 감소했다.
이같은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AOL은 `사업구조 슬림화`라는 칼을 빼들었다. 우선 비전이 불명확한 사업부문을 대거 매각했다.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인 `ICQ` 사업 부문을 비롯해 디지털 광고회사인 `바이닷앳(Buy.at)과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SNS)인 `비보(Bebo)`를 매각했다.
대신 기존의 메일 사용자들을 새로운 메일 플랫폼으로 이전했고, 새로운 지도 서비스도 선보였다. 검색 분야에서 장기간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던 구글과는 추가로 5년 계약 연장에 합의, 모바일과 비디오 콘텐츠 분야로 검색서비스 영역을 확대했다.
여기에 테크크런치,씽랩,5min미디어 등을 인수하면서 미디어 업계의 거인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인수한 `씽랩`은 소셜 네트워킹 솔루션인 `브리즐리(Brizzly)`의 개발 공급사로 알려져 있다. AOL의 소셜 어그리게이터 및 퍼블리싱 서비스인 `라이프스트림`, 메시징 플랫폼 서비스인 `AIM`과 씽랩 서비스의 접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와의 연동도 한결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5min미디어`의 인수는 AOL의 취약점인 비디오 콘텐츠의 생성 및 배포 비즈니스에 상당한 도움을 줄 전망이다. 이 회사는 1천여개의 미디어 및 동영상 제작자들과 제휴해 건강,패션,요리 등 분야에서 20만개 이상의 동영상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테크크런치의 인수는 AOL의 콘텐츠를 더욱 풍요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분야의 로그 분석 및 조사업체인 컴스퀘어에 따르면 지난 8월 테크크런치는 3백80만명의 월 순방문자수(UV)를 기록, 엔가짓(7백50만), 기즈모도(6백50만)에 이어 테크놀로지 블로그 사이트 중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엔가짓은 테크크런치와 함께 AOL 소유다. 테크 크런치는 인수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독립적인 편집권을 인정받는다고 한다.
이번 AOL의 콘텐츠 업체 인수가 하락세에 있는 AOL의 광고 매출을 역전시킬 수 있는 지렛대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특히 AOL은 자사의 `AOL 테크놀로지 네트워크` 사이트에 테크크런치 콘텐츠를 추가해 테크노롤지 분야의 리더십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테크놀로지 분야 콘텐츠 리더십이 광고 매출 확대로 이어지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AOL은 `모바일 퍼스트` 전략에도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과 모바일웹 포털을 새로 런칭했다. 이와 함께 모바일 위치정보 서비스업체인 `Rally Up`도 인수했다. AOL의 변신이 기대된다.
한편 IT업계는 최근 AOL과 함께 웹 1.0 시대의 또 다른 거인인 야후가 `어소시에이트 콘텐트`라는 콘텐츠 기업을 인수한 것에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웹1.0 시대의 두 거인 AOL과 야후가 미디어 및 콘텐츠 업체 인수를 통해 미디어 시장의 강자로 자리잡을수 있을지가 중요한 이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