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미디어]초대형 · 고선명 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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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차세대 실감 시대가 온다

4. 초대형 고선명 디스플레이



“60인치 이상 초대형 화면과 UD(Ultra Definition)급 해상도, 480㎐ 고속 구동 기술을 갖춘 패널이 LCD 업계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것이다.” 장원기 삼성전자 사장(LCD사업부장)

3D 영화 `아바타`의 대성공 이후 실감미디어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시작하면서 디스플레이 업계의 차세대 패널 개발 경쟁도 본격적으로 불이 붙고 있다. 그동안 콘텐츠 부족과 양산 기술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차세대 개념 차원에서 머물던 실감형 패널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는 것. 이 같은 추세는 LCD 시장이 성숙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에 목말랐던 디스플레이 업계의 이해와 3D 및 고품질 영상으로 실감미디어를 제공하려는 미디어 산업의 요구가 맞아떨어진 측면이 크다. 관련 업계에서는 적어도 4~5년 이후에는 초대형 실감형 디스플레이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UD급 · 480㎐ 기술 확보 경쟁=LCD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감미디어 패널에 필수인 UD급 화질과 480㎐ 패널 기술은 그 자체로는 아직 큰 의미가 없다”며 “현재 풀HD 수준까지 진화한 방송 인프라를 UD급 해상도에 맞춰 진화시키는 것은 상당한 시간과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3D 영화관에 이어 고화질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을 기반으로 가정에서도 실감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연구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TV 등 대형 LCD 패널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실감형 디스플레이를 첫손에 꼽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삼성전자는 60인치 이상 대형 LCD 패널에서 UD급 화질과 1초에 480장의 화면을 처리할 수 있는 고속 구동을 위한 기반 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UD(4096×2160)급 해상도의 경우 2013년 이후에 시장에 본격적으로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82인치 120㎐ 패널에서는 3840×2160 해상도의 UD급 화질을 구현한 바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안경을 쓰지 않고 대형 화면에서 3D 영상을 즐기기 위해서는 480㎐ 고속 구동 기술이 핵심이 된다. 1초에 480장의 화면을 처리할 수 있는 고속 패널이 3D 좌우 영상을 화질 손상 없이 시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LCD를 구동하는 박막트랜지스터(TFT)의 소재 및 제조 공정도 획기적으로 발전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현재 주력인 비정질실리콘(a-Si)으로 TFT를 제조하는 공정을 산화물 반도체로 대체하려는 작업에 한창이다. 산화물 반도체는 투명한 성질을 갖는 인듐-갈륨-아연-산소(IGZO:In-Ga-Zn-O) 화합물 재료를 기반으로 전자 이동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어 고속 구동 TFT를 제작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산화물 반도체는 실리콘 기반의 TFT보다 전자 이동도를 40배 이상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이는 곧 액정의 반응 속도를 더 빨리 제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일본 · 대만 등 경쟁업체보다 앞서 게이트 전압을 3V 이하로 확보하는 등 기술 수준이 가장 앞섰다는 평가다.

김현재 연세대 교수는 “60인치 이상 대형 패널에서 480㎐ 구동이 가능한 기술은 사실상 산화물반도체가 유일하다”며 “제조 공정도 기존 방식보다 간단해 생산 효율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무안경 3D 패널=디스플레이 업계가 실감미디어 시대의 궁극적인 제품 폼팩터로 꼽는 것은 바로 `무안경 3D 패널`이다. 앞서 살펴본 UD 및 480㎐ 고속 구동 기술이 가장 기반이 되는 기술이다.

여기에 11세대(3000×3320㎜) 대형 LCD 제조 라인에서 생산하는 60인치 이상 대형 패널에 이 같은 기술을 접목해야 하는 것이 과제다. 11세대 기판은 62인치 패널은 8장, 72인치는 6장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기판 효율성이 62인치의 경우 88%, 72인치는 91.7%로 대형 패널의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 같은 효율성은 72인치를 6장 생산할 때 잘라서 버려지는 기판이 10%가 채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국내 LCD 업체들은 11세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초대형 실감미디어 패널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대형 양산 라인이 필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 관계자는 “11세대 라인은 장기간에 걸쳐 장비 · 소재업체들과 함께 협의하고 검토해 왔다”며 “결국 초대형 패널 시장이 언제 성숙될 것인지가 투자를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고선명 · 초대형 패널 기술과 대형 양산 라인이 접목되는 2015년 이후에는 안경을 쓰지 않고 풀HD 화질보다 네 배 이상 선명한 UD급 3D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전망이다.

이를 위해서는 양산 기술과 함께 액정 소재 혁신, 다초점 렌즈 개발 등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액정 소재의 경우 반응 속도를 1㎳ 이하로 떨어뜨리는 것이 과제다. 지금까지는 패널의 구동 전압을 비정상적으로 높여 액정 반응 속도를 끌어올렸지만, 저전력으로 반응하는 고속 액정이 필수다. 현재 연구실 수준에서는 이 같은 수준의 물성을 확보했지만 양산성을 확보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다초점 렌즈의 경우 480㎐로 구동되는 화면을 여러 개의 시점으로 분리, 보다 많은 사람이 동시에 3D 화면을 감상할 수 있는 핵심 소재다.



특별취재팀=강병준 차장(팀장 bjkang@etnews.co.kr), 김원석 기자, 양종석 기자, 황지혜 기자, 문보경 기자, 허정윤 기자, 박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