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연 2.25% 수준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앞으로 주요국 경기 및 환율의 변동성 확대 등이 세계 경제는 물론이고 우리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동결의 직접적인 배경은 전 세계 시장에서 진행되는 `환율전쟁` 때문이다. 미국이 최근 양적 완화정책을 펼 것이라고 밝히면서 달러화가 약세화하고 엔화가 사상 최고치인 80엔 선에 이르게 되자, 일본은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채권을 사들이는 통화정책으로 맞불을 놓았다. 유로지역도 환율전쟁에 뛰어들면서 화폐를 대량 찍어 시장에 공급하는 등 자국의 통화가치를 보호해 수출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국가 간 갈등이 이어져 왔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원 달러 환율이 급격히 오르면서 국내 경제회복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기준금리를 올리면 대내외 금리 차의 확대로 외국인 증시 투자금 유입이 가속화되고, 이는 원달러 환율에 부담으로 작용,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환율정책은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의 전쟁이다. 내부적으로는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이 향상되느냐 저하되느냐, 외부적으로는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얼마나 우세하냐에 의해 성패가 좌우된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환율에 매우 민감하다. 자칫 잘못하면 환율전쟁의 피해를 가장 많이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달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국가 간 환율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당면한 환율전쟁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
권상희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