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대구공고 · 마재윤 · 전두환 등의 검색어가 한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 10위권에 잇따라 들어갔다. 발단은 `대구공고 홈페이지가 해킹을 당해 수일째 접속 불능이 됐다`는 온라인 소식이 퍼지면서부터다. 사실 해킹 사고는 요즘 빈번하게 벌어지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 학교의 해킹 소식이 유독 네티즌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바로 전두환 전 대통령과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마재윤군의 모교란 점이 해킹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대구공고 측의 해석 때문이다. 최근 이 학교 출신인 프로게이머 마재윤군은 승부 조작으로 실형을 받았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 동문행사에 참가, 융숭한 대접을 받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데 이에 대한 보복 조치란 것이다.
대구공고 홈페이지 해킹 사건처럼 특정 개인을 사이버 공간에서 처벌하는 사이버 폭력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주엔 30대 기간제 여교사가 제자와 성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해당 여교사의 사진과 남편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교사를 법으로 처벌할수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은 보복조치로 여교사는 물론 가족까지도 `신상털기`를 한것이다.
이 두건의 잇따른 해킹 사고는 우리 인터넷 사회에서 사이버 폭력의 심각성을 절실히 느끼게 한다. 사이버 폭력을 넘어 인격적으로 살해하는 이른바 `사이버킬`의 일종이다. 대구공고 해킹 사고의 피해자는 문군과 전 전 대통령이다. 하지만 이들 보다 더 큰 피해자는 대구공고에 재학 중인 청소년이다. 선배를 잘 못 둔 탓에 학교 홈페이지가 해킹을 당했다는 점은 모든 재학생들에게 적지 않은 정신적 충격을 던져줄 만하다. 성추문 여교사의 개인정보 해킹 사고도 마찬가지다.
사이버 폭력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인터넷 공간을 특정인의 죄를 처벌하는 장으로 활용해서도 안 된다. 개방 · 공유 · 참여 등의 웹 2.0 인터넷 시대에서 사이버 폭력은 인터넷의 생명을 단축하는 악성 종양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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