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공사 입찰에서 높은 규격을 제출해 낙찰받았다가 실제로는 이에 못 미치는 제품을 공급한 업체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LED 조명 전문업체는 물론이고 대기업까지 낙찰 기준에 미달하는 제품을 공급, 조달청으로부터 거래정지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업계 및 조달청에 따르면 삼성LED·대진디엠피·남영전구·광주인탑스·루멘전광 등 18개 업체는 공공기관 LED 조명 프로젝트에서 낙찰 당시보다 낮은 규격 제품을 공급했다가 조달청에 적발됐다. 이에 앞서 조달청은 지난 9월 한 달간 국내 29개사가 진행한 LED 조명공사 현장점검에 나섰다.
이 중 11개 업체가 낙찰규격에 부합하는 제품을 설치한 반면에 18개사는 규격에 못 미치는 LED 조명을 공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달청은 이 같은 결과를 최근 각 업체에 통보했다. 적발된 업체들은 다음달 4일까지 조달청을 통한 LED 조명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정지 기간은 한 달 정도지만, 향후 공공기관 LED 조명 프로젝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당초 자신들이 제시한 제품 규격에 미달하는 LED 조명을 공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체들의 경우 전자제품 최소 안전규격인 안전인증(KC) 기준조차 만족하지 못했다. 삼성LED 측은 이에 대해 “안전인증 및 고효율 기자재인증은 통과했으나 당초 제안서 규격에 못 미쳤다”고 설명했다.
조달청 관계자는 “실태조사 결과 일부 업체들은 사소한 규격이 미달했지만 몇몇 회사는 심각한 수준의 불량 제품을 공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조사 결과를 정리해 곧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대규모 LED 조명 프로젝트의 철저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그동안 공공 프로젝트는 물론이고 민간에서도 고가 부품을 사용한 샘플을 제공했다가 실제로는 저급한 제품을 공급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LED 조명은 일반 조명과 달리 한 번 설치하면 최장 10년 가까이 사용한다는 점에서 엄격한 점검을 통해 제품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미국의 경우 에너지부(DOE)가 시중에 판매되는 LED 조명을 수거해 당초 규격에 만족하는지를 정기적으로 심사하는 ‘칼리퍼제도’를 시행 중이다.
지식경제부는 내년부터 이 제도를 본떠 한국산업규격·고효율기자재 인증 등에 대한 사후검증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칼리퍼 제도와 유사한 LED 조명 사후검증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정책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