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실리콘 소재·부품 전문기업 씨엠티엑스(CMTX)가 초대구경(600mm) 단결정 실리콘 잉곳 개발에 성공, 소재 및 부품 양산에 본격 나선다. 부품을 장비 제조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공급하는 '애프터마켓' 분야에서 세계 최초 성과다.
씨엠티엑스는 자회사 셀릭을 통해 600mm 단결정 실리콘 잉곳 성장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실리콘 잉곳은 반도체 웨이퍼의 핵심 소재이자, 식각 공정에서 사용되는 소모성 부품의 소재다. 씨엠티엑스는 이 잉곳을 수평으로 자르고 미세한 가스 구멍을 뚫은 전극(Electrode/Showerhead)이나 웨이퍼 주변을 둘러싸 플라즈마를 제어하는 실리콘링이 주력 제품이다. 글로벌 메모리 제조사·파운드리 등 전 세계 20여개 팹에 제품을 공급한다.
전극은 구경이 커질수록 반도체 웨이퍼의 생산성과 수율 안정성을 높여준다. 한 번에 더 많은 웨이퍼를 동시에 처리하거나, 웨이퍼 크기를 키워 생산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단결정' 전극은 다결정 전극 대비 불순물과 파티클 발생이 거의 없으며, 전기적·열적 특성이 균일하다.
식각 공정에서 불순물이나 파티클이 발생하면 웨이퍼 전체를 버려야 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웨이퍼 수율 관리에 치명적이다. 이 때문에 단결정이면서 대구경을 모두 충족하는 고품질 전극은 차세대 반도체 선단 공정에서 수요가 높다.
씨엠티엑스는 소재 생산부터 부품 가공·공급까지 수직계열화 체계를 갖췄다. 소재를 95% 이상 직접 생산하며 연구개발을 선행한 것이 선단 공정 진입의 핵심 역량이다. 이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단결정 실리콘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세 가스홀 가공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실리콘 전극에 2000여개 가스홀을 직경 편차 15μm 이내로 뚫는 기술을 보유했다. 10μm 이하 고평탄도(평평함)와 고정밀 곡면 가공, 특수 표면 처리 기술도 갖췄다. 식각·세정 공정 자동화 체계와 파티클 측정 자동화도 애프터마켓 업계에서 유일하다.
제품 다변화도 추진한다. 쿼츠(석영) 부품의 가공·세정 라인을 내부에서 완성해 글로벌 반도체·장비 업체 수요에 즉시 대응한다. 쿼츠는 고온 화학 공정에서 웨이퍼와 장비를 보호하는 부품으로 식각·증착 공정 등에 널리 쓰인다. CVD-SiC(화학기상증착 실리콘 카바이드) 부품 생산 라인도 2027년 상반기까지 구축한다.
이와 더불어 고내구성 하이브리드 소재, 대형 식각 챔버 부품 등 차세대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구미 M캠퍼스 신공장(600억원 투자)으로 내년 생산 능력을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씨엠티엑스는 기술 중시 위주의 경영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품질(수율 향상)과 납기(양산 안정성, 자동화 체계), 가격(수직계열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을 기술력을 증명하는 3요소로 재정의하며, 기술은 추상적 연구개발이 아닌 사업 성과를 내는 도구라는 실용적 관점을 지향하고 있다.
박종화 씨엠티엑스 공동대표는 “자회사 셀릭을 결정 성장(Ingot Growth) 분야에서 국내외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며 “실리콘뿐만 아니라 추후 우주항공이나 국방에 필요한 특수 재료 성장 분야 기술력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