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컬처]뇌 전류 자극으로 수학 장애 극복할 수 있다

수능이 코 앞이다.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그동안 공부해왔던 내용을 정리하고 컨디션을 조절할 때다. 아직 공부가 모자라다고 느끼는 학생의 불안감이 한창 팽배할 때이기도 하다.

공부 외에 다른 방법의 학습 능력 향상 기술이 있다면 어떨까. 최근 사이언스데일리의 보도에 따르면 뇌에 약한 전류 자극을 주는 방법으로 다른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채 수학 능력만을 6개월 동안 강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진은 전류 자극을 뇌에 흘려보내는 방법으로 수학장애(dyscalculia) 환자, 또는 뇌졸중이나 퇴행성 질환에 따른 수학 능력 상실자들을 치료할 수 있다고 과학 저널인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특히 수학장애 환자는 인구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겪고 있다.

연구진이 사용한 ‘경피두개직류자극(TDCS)’은 비침습성 뇌 자극법이다. 뉴런의 활동을 강화하거나 완화하고자 뇌에 일정시간 약한 전류를 흘려보내는 것인데 지난 10년간 뇌졸중 후유증 등 신경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다양한 기능을 향상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수학적인 뇌 활동에 핵심 역할을 하는 뇌부위인 ‘두정엽’에 TDCS를 가하는 방법으로, 정상적인 수학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피실험자들은 이전에 본 적이 없는 기호들과 이를 대표하는 일련의 조작된 수들을 외우라는 지시를 받고 동시에 TDCS 자극을 받았다. 그 후 인위적인 숫자들 사이의 관계를 풀고 이를 공간적으로 정확히 배치하는 시험을 치렀다. 그 결과 이들이 새로운 수를 배우는 능력이 향상됐고 그 효과가 6개월간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심각한 수학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식품 성분표 이해나 잔돈 계산 등의 기본적인 일을 하지 못해 실업과 저임금, 우울증, 낮은 자신감 등 수많은 문제를 갖게 된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의 의미를 강조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