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TV, 소니보다 비쌌지만 더 팔렸다

TV가격 더 싼데도 판매 뒤져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40~44인치 TV 삼성전자·소니 시장점유율과 평균판매단가 추이

 삼성 TV가 소니 TV보다 가격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더 많이 팔린 것으로 파악됐다. 소니의 단가 인하 정책에 따른 가격 역전 현상에도 여전히 장악력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전자신문이 대신증권 협조로 2007년 이후 30인치대(30~34인치)와 40인치대(40~44인치) 삼성전자·LG전자·소니의 글로벌 LCD TV시장 평균판매단가(ASP)와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점유율에서 밀린 소니가 지난해 4분기 이후 삼성전자보다 가격을 낮게 책정했지만 점유율을 올리는 데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주력제품인 40인치대 LCD TV 경우 2008년부터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점유율에서 소니를 앞서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4분기부터 소니가 제품단가를 인하, 삼성전자보다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2008년까지만 해도 동급 모델의 경우 100달러 정도가 비쌌던 소니 TV는 지난해 4분기 804달러로 평균판매단가 868달러를 기록한 삼성 제품보다 낮아졌다. 전 분기 60달러 이상 비쌌던 제품단가가 오히려 3개월 만에 60달러 싸진 것이다. 당시 소니의 시장점유율은 전 분기 13.3%에서 14.7%로 1.4%포인트 상승했지만 삼성전자(21.5%)와는 7%포인트가량 차이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두 업체보다 판매단가를 낮춘 LG전자가 가격 차이를 유지하며 시장을 공략, 올해 들어서 소니보다 점유율에서 앞서기 시작했다. 40인치대 시장에서 LG전자는 올 1분기와 3분기 시장점유율이 각각 15.3%와 15.0%로 소니의 12.8%와 14.8%보다 높았다. 다만 2분기에는 소니 점유율이 2%포인트가량 더 앞섰다. 추이는 30인치대 LCD TV에서도 유사하다. 지난해 4분기부터 소니 제품의 판매단가가 낮아졌지만 삼성과의 격차를 소폭 좁히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를 볼 때 비용절감을 통한 소니의 실적 개선 노력이 실패로 돌아간 것이 아니냐고 분석했다. 특히 소니는 잇따른 비용절감을 통한 가격인하를 추진했지만, LG전자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글로벌 가전업계에서 샌드위치가 된 것으로 풀이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IT팀장은 “LCD TV시장이 커지면서 소니가 뒤늦게 가격을 내렸지만 여전히 쫓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LCD TV가 저가시장이 아니라 프리미엄 시장이기 때문에 브랜드가 우선시되면서 우리 기업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장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쟁에서 밀릴 때 일반적으로 단가를 낮추는 전략을 취한다”며 “단가가 낮아졌음에도 점유율이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면 경쟁우위에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니는 지난 6년간 TV사업손실구조를 극복하겠다며 내년 회계연도 TV 판매 목표를 2500만대 이상으로 잡았다. 시장 수요가 점증하는 중국·인도 등 신흥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소니는 올 회계연도에도 TV 판매 목표치를 2500만대로 잡았지만, 현재 실적 추이를 보면 턱없이 모자랄 것이라는 관측이다.

 강병준·김준배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