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에 구축될 거대 과학시설 중이온가속기(KoRIA)의 개념설계가 끝났다. 하지만 중이온가속기 구축은 예산 확보 문제로 당초 정부가 예상한 2016년보다 2년 늦어질 전망이다.
KoRIA 개념설계 총괄책임자인 홍승우 성균관대 교수는 원형가속기와 선형가속기를 비롯해 연구시험동, 조립동, 사무동 등 부대시설로 이뤄진 중이온가속기에 대한 개념설계를 마무리했다고 27일 밝혔다. 개념설계는 장비와 연구시설의 배치, 지원시설들을 설명하는 계획서의 일종으로 어느 장비가 어느 위치에 있어야 하고 지원설비와 인력이 얼마나 배치돼야 하는지 등을 설명한 계획안을 일컫는다.
중이온가속기란 중성이 아닌 원소를 빛의 속력에 가깝게 가속해 새로운 원소와 물질을 만드는 대형 연구시설이다. 홍 교수는 “KoRIA는 지름 10m의 원형가속기와 길이 200m의 선형가속기가 결합한 형태”라며 “지난해 6월부터 개념설계를 진행해온 국내 산학연 연구자 200명의 연구 결과를 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대 연구시설을 포함한 KoRIA 규모는 상암 월드컵경기장 10배 정도에 이른다. KoRIA는 원형가속기에서 생성된 희귀한 동위원소를 선형가속기에서 다시 충돌시켜 더욱 희귀한 동위원소를 얻을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200MeV(메가볼트)의 높은 에너지로 자연의 거의 모든 이온을 가속할 수 있는 가속기로는 유일하다. 미국이 계획한 중이온가속기(MSU-FRIB)가 성능 면에서 KoRIA와 비슷하지만 현재 진행 상황으로는 한국이 한발 빠르다.
또 KoRIA는 물성·재료, 바이오, 방사화학, 원자력, 원자·분자, 의학, 핵물리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사용될 전망이다.
채종식 성균관대 교수는 “현 세기 과학기술 분야의 난제들을 연구하는 데도 활용된다”며 “우주 탄생의 비밀, 단백질의 형태와 구조, 우주 암흑물질의 정체, 신재생 에너지 기술, 핵융합에너지와 핵폐기물 처리방법 등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KoRIA가 들어설 입지조건으로는 무엇보다 많은 국내외 연구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접근성이 중요하다”며 “특히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는 반드시 같은 곳에 위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KoRIA의 완공 시기는 당초 정부가 계획했던 오는 2016년보다 2년 늦어진 2018년께로 예상됐다. 개념설계는 마쳤지만 예산이 없어 상세설계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과학벨트사업 예산은 100억원으로 이 가운데 교과부는 40억원 정도를 상세설계 비용으로 배정했다. 하지만 300억원 정도가 소요되는 상세설계 비용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교과부는 별도의 추경예산 등을 검토해 보지만 아직까지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