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2011 기업 모바일오피스, 새 전략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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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 공공기관은 2009년 말 유무선통합(FMC)에 기반을 둔 모바일오피스 환경을 구현하기로 했다. 임직원에게 지급할 스마트폰으로는 윈도 모바일 운용체계(OS)를 장착한 옴니아를 선택했고 2010년 2월부터 단계별로 지급했다. 휴대전화 약정 기간이 끝나지 않아 바로 교체하기 어려운 직원들에게는 5개월의 유예기간을 줬다. 2010년 중반 전사 모바일오피스 환경이 구현됐지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OS 기반 스마트폰이 쏟아져 나오면서 윈도 모바일 옴니아를 사용하는 직원의 불만이 고조되었다.

 

 #2. 제조업체인 B 기업은 3개월간의 작업 끝에 모바일오피스를 구현했다. 임원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해 나간다는 계획이었으나 부장급 이하는 현재 보류 상태다. 그룹사 차원에서 모바일 공통 포털을 만들기로 했기 때문이다. 각 계열사가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기능을 추려 그룹 모바일오피스를 만들고 각 계열사에서 필요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3. C 보험사는 현장 근무가 잦은 사고조사 및 손해사정 업무 담당자를 위해 모바일오피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사용 애플리케이션은 몇 안 되지만 직원의 취향을 존중해 블랙베리, 아이폰, 갤럭시 세 종류의 스마트폰을 지원하기로 했다. 화면을 일일이 개발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유려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위해 감수하기로 했다. 그런데 직원 요청에 따라 화면 크기가 큰 아이패드나 갤럭시탭으로 기종을 바꾸기로 했다. 그러자 구축업체는 스마트패드를 이용할 거면 굳이 앱 기반으로 개발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이동 중 또는 잠시 자리를 비울 때에도 업무에는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업무 생산성 향상 차원에서 추진되었던 모바일오피스가 스마트워크 바람을 타고 2011년 기업 IT투자 1순위로 등극했다. 하지만 2011년 3월 현재 기업의 모바일오피스 구현은 단지 2개월 전과 비교해도 사뭇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2011년 기업 모바일오피스 프로젝트를 앞둔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은 두 가지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모바일 기업 애플리케이션 플랫폼(MEAP)과 스마트패드다.

 

 2010년 말 CIO BIZ+가 111개 국내 공공 및 기업 CIO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1년 IT투자 1순위는 모바일오피스였다. 2009년 중반부터 서서히 구축됐던 기업 모바일오피스는 1년 6개월 만에 벌써 3기를 맞고 있다.

 1기의 OS·스마트폰이 윈도 모바일과 옴니아가 대세였다면 2기는 안드로이드 2.0과 갤럭시다. 그렇다면 모바일오피스 3기에서는 어떨까.

 2011년 이후 모바일오피스의 가장 특징은 특정 스마트폰의 단말이나 OS로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최소한 이론상으로는 그렇다. 바로 MEAP 때문이다.

 ◇원소스 멀티유스의 꿈에 가까워진다=모바일오피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최고정보책임자(CIO)의 고민이 늘어나고 있다. 모바일 컴퓨팅의 빠른 기술 발전으로 검토 단계에서는 최선이었지만 실제 활용 시점에서는 퇴물이 되어버리는 일이 더러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을 MEAP가 해결해줄 수 있을 것으로 관련 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MEAP가 최근에 나온 기술이거나 개념은 아니다. 가트너는 MEAP 이전에 멀티채널 액세스 게이트웨이를 제안했으며 이를 MEAP로 발전시켰다. 또 사이베이스 언와이어드 플랫폼(SUP)도 MEAP다. 다만 SUP는 얼마 전에야 안드로이드 지원을 발표했다. 즉 MEAP가 모바일 OS와 단말 지원 종류를 확대하고 멀티플랫폼으로 발전해가면서 모바일오피스 개발에도 원소스 멀티플랫폼의 꿈이 실현되고 있다.

 현재 MEAP 솔루션을 내놓고 있는 곳은 한국사이베이스, 한국오라클, 한국IBM, SK C&C다. SK C&C 등은 특히 금융권을 대상으로 활발한 제안을 하고 있다. 스마트폰 뱅킹, 아이패드 뱅킹 등 급변하는 금융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빠르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모바일오피스 구현 작업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방식에 의해 이뤄졌다. 구현 작업은 모바일 웹 방식이 훨씬 편하지만 스마트폰 화면에 최적화되지 않은 인터페이스로 활용도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모바일 앱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모바일 앱 방식은 단말(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단말 특성을 반영해 최적화된 사용자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성능이나 보안도 뛰어나지만 GPS나 음성인식 등 스마트기기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고 데이터를 단말에 저장할 수 있다.

 하지만 단말 플랫폼별로 개발 작업을 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즉 아이폰은 오브젝트 C,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은 자바 등 각 단말 플랫폼의 언어로 개발해야 한다. 이것이 모바일오피스를 구현하려는 기업이 표준 단말을 하나 혹은 많아도 2개로 제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모바일오피스에 대한 기업투자 보호 시급=이는 다시 두 가지 문제를 불러왔다. 기업 모바일오피스가 특정 단말에 종속된다는 것이 첫 번째다.

 종속 현상을 피하기 위해 복수 표준의 단말을 지원할 경우 동일한 기능의 애플리케이션을 각각 다른 개발 언어로 또 한 번 개발해야 한다. 하다 못해 OS가 업그레이드되면 수정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 작업이 반복되고 예산도 증가한다.

 두 번째 문제는 한번 개발된 모바일 환경이 쉽게 퇴물화된다는 것이다. 발전 속도가 빠른 IT 산업 중에서도 모바일 기술과 트렌드는 가장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어 어제의 투자가 오늘 무의미해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개발에서 활용까지 리드타임이 길어져 타임투마켓이라는 기업 경쟁력의 발목을 잡는 것이다. 심지어 투자회수 효과가 일어나기도 전에 모바일오피스의 효용도가 급추락하는 일도 벌어진다.

 SK C&C에 따르면 현재 11종의 OS, 49개의 단말 제조업체, 8000개 이상의 모바일 단말이 존재한다. 권순욱 SK C&C 팀장은 “표준화되지 않은 다양한 단말과 플랫폼이 끊임없이 출시되면서 모바일오피스 구축에 대한 기업 투자가 보호되지 못하고 그 혜택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퇴색된다”고 지적했다.

 또 오픈 마켓에서 다양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자유롭게 유통되면서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가 쏟아지고 사용자의 호불호는 명확해졌다. 새로운 단말 및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 그것이 설령 기업에 속한 임직원이라고 하더라도 기호를 통제할 수 없게 됐다.

 이는 기업 모바일오피스를 벗어나 외부 고객 서비스 혹은 공공 부문의 대민 서비스를 모바일로 확장할 때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된다. 통제 불가능한 사용자 단말을 일일이 지원해야 하는 데서 개발 작업의 비효율성은 증가된다. 삼성증권의 경우 이 문제를 모바일 데스크톱 가상화로 해결했지만 사용자인터페이스는 양보한 것이다.

 권순욱 팀장은 “멀티 플랫폼을 지원할 경우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테스트에서 복잡성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플랫폼별 개발 인력 수급 불균형, 개발과 운영관리 비용 증가 등이 현재 모바일 앱 개발 방식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의 외주 의존도 낮춰=추상화 계층과 클래스 라이브러리가 핵심인 MEAP은 원소스 멀티유스를 가능케 해주는 새로운 모바일 앱 개발 방식이다. 모바일 환경의 컴포넌트 기반 개발(CBD)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당연히 개발 기간도 줄어든다.

 장성우 한국오라클 상무는 “MEAP의 중요한 요건 중 하나는 추상화 계층으로, 클래스 라이브러리를 이용해 모바일 앱을 개발한 후 최종적으로 기업이 사용하는 모바일 OS에 맞춰 최적화시켜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오라클은 메리츠금융그룹의 모바일오피스에 MEAP 솔루션을 공급했다.

 최근 MEAP 기반으로 모바일오피스를 구현한 아모레퍼시픽에서는 개발 기간 단축을 MEAP의 큰 장점으로 꼽았다. 김진우 아모레퍼시픽 상무(CIO)는 “기존보다 3분의 1 기간에 모바일오피스를 구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한국IBM의 MEAP 솔루션인 스마트폰지향서비스아키텍처(SPoSA)를 적용했다.

 권순욱 팀장은 “MEAP의 또 다른 장점은 기업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작업의 주도권이 기업 내부로 들어온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처럼 모바일 앱 개발 작업에서 외주 개발자 의존도가 높아지면 개발자 수급의 어려움은 물론이고 개발자마다 천차만별인 앱 개발, 이후 유지보수 등에 문제가 생기지만 MEAP 환경에서는 기업 애플리케이션 거버넌스에 모바일까지 포함시킬 수 있게 된다.

 MEAP 개념을 처음 제안한 가트너는 2010년 말~2011년 초 MEAP 시장이 1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며 2012년에는 95% 정도의 기업이 MEAP를 선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현기 한국IBM 실장은 “MEAP가 각광받는 것은 원소스 멀티플랫폼을 실현시켜주기 때문”이며 “나아가 멀티소스 멀티플랫폼의 꿈도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한다.

 ◇천덕꾸러기 모바일 웹의 변신, 스마트패드=그렇다면 MEAP로 모바일 앱 방식이 굳건하게 자리를 잡고 모바일 웹 방식은 영영 사라지는 걸까.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2011 모바일오피스 구현 전략의 두 번째 키워드로 스마트패드를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패드가 속속 기업 시장에 상륙하면서 모바일오피스의 주력 단말로 스마트폰이 아닌 스마트패드가 부상하게 될 것이며, 스마트패드의 부상은 모바일 웹 방식의 부활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애플이 HTML5 애플리케이션을 시연하면서 이러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스마트패드는 사용 업무 애플리케이션의 폭을 크게 넓혀준다는 점에서 모바일오피스의 이상향에 더욱 가까워진다. 무엇보다 개발 작업이나 비용을 감수하면서 모바일 앱 방식을 선택했던 것은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으로 인한 액세스 한계 때문이다.

 하지만 7~10인치의 스마트패드에서는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단지 리사이징만 하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즉 빠르고 편리한 모바일 웹 방식으로 스마트패드 기반의 모바일오피스 환경을 부족함 없이 구현할 수 있다. 다만 모바일 웹 방식의 보안과 DB 동기화는 여전히 숙제다.

 장성우 한국오라클 상무는 “데이터 저장과 DB 동기화가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은 앱 방식(MEAP)으로, 콘텐츠 공유나 정보 제공 등의 애플리케이션은 웹 방식으로 개발하는 이원화 전략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단말에 따른 이원화 전략도 필요하다. 스마트패드를 함께 이용할 경우 스마트폰은 비교적 승인 업무나 커뮤니케이션에, 스마트패드는 문서 작성 등 콘텐츠 생성이 요구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나눠 구현할 수 있다.

 모바일 웹 방식은 HTML5 표준 작업이 마무리되는 2014년 2분기면 더욱 확고한 지위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TML5는 웹페이지 개발언어인 HTML의 차기 버전으로 오디오나 동영상 그래픽 작업 등을 플러그인 없이 구동할 수 있는 기술이다. HTML5로 개발된 페이지(애플리케이션)는 데스크톱, 모바일 등 단말 종류에 상관하지 않고 변환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이는 MEAP에 의한 개발 작업마저 없앨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MEAP 솔루션을 적용했지만 스마트폰 기종은 2개로 국한시켰다.

 김진우 상무는 “개발 작업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개발 작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며 “사용자 취향을 모두 만족시켜주는 것은 MEAP라고 해도 기업 모바일오피스에서는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말했다. 장현기 실장은 “원소스 멀티유스를 가능케 하는 최선의 기술은 HTML5지만 2014년 표준이 공식 발표되고 활성화되기까지 기업이 모바일오피스 구축을 미뤄둘 수 없다”며 “그 전의 단계로서 MEAP가 최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