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장비]방송장비시장, 디지털 전환 `호기`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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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장비 시장은 국내기업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처럼 존재했다.

 일부 대기업이 개인용 디바이스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 최고의 시장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실제 방송시스템 부문에서는 몇몇 중소기업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장에 변화의 돌이 던져졌다. 바로 디지털이다.

 그 동안 국내 방송 산업은 매우 기형적인 구조로 존재했다.

 대기업은 개인용 디바이스 등에 집중하고 있고, 방송장비산업은 중소기업 위주로 형성되어 있다.

 현재 소비자가전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지난 2009년 964억달러 규모인 세계 DTV 시장의 국내업체 점유율은 344억달러(35.7%)로 세계 2위다. 하지만 방송장비산업의 국내 생산규모는 2008년 6억3000만달러 규모로 세계시장 점유율이 1.1%에 불과하다.

 수출입 또한 2008년 6억1000만달러 적자로 지속적인 무역수지 적자를 보이고 있다. 국내 주요 방송사의 외산장비 도입 비율이 80% 수준에 이르고, 공연장·학교·교회 등 비방송사 부문도 70%에 이른다.

 하지만 이 같은 기형적인 구조 가운데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동영상압축 기술이다.

 디지털방송의 원천기술 중 하나인 동영상압축 기술의 한국 수준은 이미 세계 최고다.

 대기업 주도의 연구개발이라는 한계점이 있기는 하지만, MPEG 표준은 MPEG-1 때는 거의 없었던 우리나라 기업체 및 연구기관의 필수특허 점유율이 MPEG-2, MPEG-4, MPEG-4 AVC(H.264)에서는 4%, 13%, 20%로 계속 증가했다. 차세대 코덱 HEVC(High Efficiency Video Coding)은 우리가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같은 경쟁력이 압축 기술 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찾을 수 있다.

 실제 해외시장을 겨냥한 장비업체의 수출실적도 늘고 있다.

 지난 2009년 7곳에 불과했던 1000만달러 이상 수출기업이 지난해 말에는 13곳으로 늘었다. 수출 규모도 전년 대비 80% 가까이 늘어났다.

 이 같은 수치는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가 131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회원사로 등록되지 않는 등 조사 이외의 수치를 반영하면 그 실적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지난 2009년 회원사의 해외수출 규모는 2억1434만달러를 기록했으나 지난해는 3억8000만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기업별 해외수출 규모도 1000만달러 이상 수출한 기업이 7곳에서 13곳으로 늘어나며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업의 수도 늘고 있다. 500만달러에서 1000만달러 사이의 수출액을 가진 기업도 2009년 8곳에서 11곳으로 늘었다.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로 전화되는 지금의 방송시장 환경이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는 호기가 될 것”이라며 “모든 국가적인 역량을 총동원, 시장 개척에 나선다면 좋은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