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백업센터 내년 예산서 누락…또 표류 가능성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일본 대지진 참사 이후 ‘늑장 구축’ 비판을 받고 있는 정부통합전산센터 백업센터(이하 백업센터) 구축 관련 예산이 내년에도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3월 22일자 1면 참조

 일본 지진, 연평도 포격,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대란 등 굵직굵직한 재난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정부의 보안의식은 너무 안이하다는 지적이다.

 4일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 편성을 위해 부처별 예산한도액(실링)을 정하는 업무가 한창인 가운데 행안부의 내년 예산한도액에 백업센터 구축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업센터는 현재 대전과 광주에 구축된 정부통합전산센터가 재난이나 재해로 가동되지 못할 때에 대비해 제3의 장소에 이들 데이터를 복제해 놓는 용도로 기획됐다.

 대전과 광주 정부통합전산센터에는 40여개 행정기관과 공동기관 서버와 스토리지 등 전산장비가 통합 관리되고 있다. 이곳이 재난 등으로 가동 중단되면 정부와 민원업무가 올스톱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지난 2009년 국회에서 처음 백업센터의 필요성이 제기돼 정부가 설립을 추진했으나 부지와 예산확보 등의 문제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업센터 구축 사업이 내년에 시작되더라도 설계 기간이 1년 이상 걸리는 등 상당기간 소요돼 2015년에나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4년간 각종 재난과 재해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내년 예산한도액에도 반영되지 않으면서 2015년 가동 계획마저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타당성 재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아 예산 편성에서 배제된 상황”이라며 “재조사 결과가 나오면 내년 예산 반영여부를 다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이와 관련,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백업센터 구축 타당성 재조사’를 실시 중이다. 하지만 결과 발표가 당초 1월에서 3월로 미뤄졌으나 아직까지 결론을 못 내고 지지부진하다.

 KDI 재조사에서는 경제편익이 합격점인 1을 넘었으나, 기획재정부의 정책적 판단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행안부 예산한도액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재조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예산 반영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재조사에서 합격점을 얻더라도 최종 예산반영 여부는 재정부에서 결정한다”며 “예산한도액에 포함되지 않으면 문제 사업으로 분류돼 추가 논의가 가능하지만 다른 사업에 우선순위가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