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직원 감축 `악화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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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엘롭
<스티븐 엘롭>

세계 제1 휴대폰 제조업체 노키아 직원들이 거의 20년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의 일자리 감축 위협에 직면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맺은 휴대폰 협력사업을 위한 준비작업으로 해석됐다.

 12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핀란드 최대 민간사무직노동자연맹의 앤티 린네는 “이달 말께 발표될 (노키아의) 연구개발 활동 축소작업이 약 6000개 일자리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했다.

 6000명은 노키아의 국제 연구개발부문 직원의 38%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노키아의 기기·서비스 연구개발 인력은 1만6134명이었다. 올 2월 스티븐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CEO)가 “앞으로 2년간 스마트폰 주력 운용체계(OS)로 MS의 ‘윈도폰 7’을 쓸 것”이라고 발표한 게 ‘실질적인 고용 감축’을 부른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노키아의 자체 OS인 ‘심비안’과 인텔 OS ‘미고’가 단계적으로 폐기될 것으로 예상돼 직원의 불안을 키웠다. 노키아 측은 인력 감축 규모에 관해 함구했다.

 노키아는 지난해 기본적인 휴대형 통신기기로부터 문서를 편집하고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최신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여러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30억유로(43억달러)를 썼다. 애플의 연구개발예산인 17억8000만달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돈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좋지 않았던 게 인력 감축을 촉발한 원인으로 분석됐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07년 애플 ‘아이폰’이 등장한 뒤 노키아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판매량 기준)은 지난해 4분기 20%포인트나 빠진 30.8%를 기록했다. ‘아이폰’이 노키아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힌 셈이다.

 노키아의 연구개발 인력 감축 작업은 12개월에 걸쳐 서서히 진행할 것으로 예측됐다. 노키아는 2007년 지멘스와 합작한 이후로 꾸준히 직원 수를 줄인 끝에 6만여 일자리의 15%를 감축했다. 2008년 독일 보쿰의 휴대폰공장을 폐쇄해 일자리 2300개를 한꺼번에 없앤 데 이어 2009년 3월에는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자 수요 감소를 이유로 들어 판매·판촉·관리직 1700개를 추가로 줄이기도 했다. 노키아-지멘스는 이미 2009년부터 일자리 5760개를 없애겠다고 공표한 상태다.

 한편 노키아는 이날 ‘심비안’ 갱신판을 장착한 새 스마트폰 두 종을 공개했다. 쿼티(QWERTY) 자판과 터치스크린 입력방식을 결합한 ‘E6’는 사업용으로, 고화질 동영상을 감상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큰 창(화면)을 단 ‘X7’은 오락용 제품으로 소개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