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디지털 도어록 세계화

[현장에서] 디지털 도어록 세계화

 미국 라스베이거스 샌드 엑스포에서 열린 ‘국제보안전시회(ISC-West)’는 전 세계 보안기기 시장의 주요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장이었다. 행사 기간 동안 글로벌 기업과 국내 대기업은 각자 보유하고 있는 보안 기술과 제품을 선보이면서 이목을 끌었고, 한국 업체 역시 고유의 보안기술을 뽐내면서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전시회에서 무엇보다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트렌드는 도어록의 디지털화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요 업체가 선보인 도어록은 기계식 도어록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전시회는 대부분 디지털로 바뀐 디지털 도어록이 주류로 떠올랐다. 수 년 동안 국내업체는 미국 도어록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를 맛봤다.

 국내와 다르게 목조문이 많고 현지 출입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디자인 등 철저하게 현지화되지 않는 제품으론 미국 소비자에게 눈도장 받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 유럽에선 디지털 도어록 제품을 휴대폰이나 리모컨으로 오인하는 사례가 있을 정도다. 다행히 국내 서울통신기술의 삼성 이지온 도어록 제품은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한 제품이 선보이면서 이번 전시회에 단연 주목을 받았고 여러 건 수출계약이 이뤄졌다.

 이 제품은 가운데에 열쇠를 넣고 문을 열 수 있도록 한 기능은 그대로 둔 채 미국인들의 도어 록 사용 패턴을 감안해 손잡이에 굴곡을 넣었고 스마트폰과 같이 최첨단 터치기능을 장착했다. 심지어는 미국인이 좋아하는 색상과 터치패드 각도를 두어 새로운 제품사용에 대한 거부감을 최대한 줄이도록 했으며 미국 시장에서 사용하는 부품(락셋)을 채용하는 등 철저하게 현지화시킨 것이 주효했다고 할 수 있다. 실제 현지에서 만난 디지털 도어록을 한 번 사용해본 해외 소비자는 편리성과 안전성에 모두들 ‘휼륭하다(excellent)’라고 연발하고 있다.

 제품 특성을 감안해 세계 시장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국내에 머물 것인지에 대해 수많은 고민이 있다. 그러나 한 제품이 글로벌 제품으로 사랑받기 위해선 나라별로 갖고 있는 보안 규정들, 문화적인 이질감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인 것이다.

  세계 1위 디지털 도어록 기술을 갖고 있는 국내 업체는 철저하게 제품을 현지화시키면서 글로벌을 지향한다면 디지털 도어록의 세계화가 멀지 않을 것이다.

 김윤정 서울통신기술 수출그룹 부장 diyj.kim@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