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저축은행이 BIS 자기자본 비율을 허위 공시할 경우 과태료가 현행 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10배 오른다. 반기마다 하도록 돼 있는 저축은행 경영 공시 주기도 분기로 바뀐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저축은행 부실화 원인 규명 및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 참석, 저축은행 허위·늑장 공시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의에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BIS 자기자본 비율을 허위로 높여 공시함으로써, 결국 금융시장 불안과 소비자의 피해를 야기하는 행위에 과태료를 10배 정도 올리겠다”고 답했다.
지난 1월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저축은행 사태의 도화선이 됐던 삼화저축은행이 과태료를 우습게 여기고 BIS 자기자본 비율을 허위로 높이 작성해 공시한 것과 같은 사례의 재발을 원천봉쇄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BIS 자기자본 비율 변동성이 큰 저축은행에 대해선 후순위채 발행 등에 관한 공시를 더욱 엄격하게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현 저축은행 사태의 귀책사유에 대해선 전·현 정부 탓이라는 여야 간 주장이 명백히 갈렸지만, 금융감독원의 안이한 감독과 대응에 대해선 여야 가릴 것 없는 질타가 이어졌다.
김정 의원(미래희망연대)은 “지금까지 일어난 저축은행 불법대출 주요 사건에는 하나같이 금감원 전·현직 간부가 연계돼 있음이 드러났다”며 “이 정도면 금융감독원이 아니라 금융사기방조원이라고 할 정도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범래 의원(한나라당)도 “연체 중이거나 부실화된 대출 원장을 조작해서 정상 대출로 바꾸거나, 주요 경영진을 내세워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서 이 SPC에 대출을 몰아주고, 대출채권 서류를 이중으로 작성해 대출 사실을 은폐하거나, 제3자 명의를 이용해 수표나 현금으로 바꿔치기하는 등의 불법이 횡행했는데, 이 같은 상황을 당국이 제대로 파악해서 제재를 가한 적이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불법대출을 사전에 막아야 하는 위치에서 막지 못한 것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불법대출 방법이 지능화되고 있기 때문에 감독도 그만큼 고도화돼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불법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제재 기준과 처벌을 강화하는 한편, 서민 및 소상공인 금융저변을 위해선 꼭 필요한 견실한 저축은행에 대해선 안정된 영업환경에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저축은행 경쟁력제고 방안을 만들어 확실히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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