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애인도 소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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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다. 이맘때를 전후로 정부와 기업들은 장애인을 위해 자선바자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벌였다.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높이고자 제정한 법정 기념일을 기리기 위해서다.

 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일상 활동을 벌이기에는 문턱이 높다. 일부 전철역에는 장애인용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아 장애인의 이동권을 가로막는다. 기업에서는 장애인의 능력을 편견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디지털 공간에서도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인을 겨낭한 장벽은 아날로그 사회와 똑같이 존재한다. 시각·심신 등 장애인들은 PC를 이용하거나, 웹사이트에 접근할 때마다 시행착오를 겪는다. 스마트폰 혁명속에서 장애인은 늘 외톨이다. 보이스 오버(문자음성 재생) 기능 등 장애인을 제대로 지원하는 애플이케이션(앱)들이 부족해 인터넷 뱅킹·기차표 예약 조차 하지 못한다.

 개발자들도 장애인을 배려의 대상이 아니라 소비자, 고객의 한사람으로 인식해야 한다. 장애인은 시혜와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당당한 소비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장애인들은 매년 ‘장애인의 날’ 행사장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반대 시위를 벌여왔다. ‘장애인의 날’만 되면 유독 장애인을 배려하는 듯한 일회성 내지는 전시성 행사를 잇따라 열어서다. 장애인들은 대접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단지, 인권을 누려야 할 국민으로서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다. 정부는 행사 개최 보다 장애인들이 지식정보화 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히 활동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정비해야 한다. 장애인은 IT의 기술이 가장 필요한 소비자요, 국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