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사회
-신상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부설 RFID/USN 센터장
■주제발표
-정대진 지식경제부 소프트웨어산업과장
■패널
-최종욱 마크애니 대표
-오성근 KOTRA 해외마케팅본부장
-조기현 유엔파인 대표(전 LG CNS 공공사업부 상무)
-김국현 LG CNS 해외전략담당 부장
지난 20일 저녁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열린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의 월례발표 주제는 ‘소프트웨어(SW)의 해외 수출’이다.
지난한 주제만큼이나 열띤 토론이 오갔다. 참석자들은 “지금은 당장 힘들고 어렵지만, 해외시장을 보고 나아가야 대한민국 SW의 미래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참석자들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특히 ODA 등 이들 국가에 집중되는 국제원조자금을 바탕으로 한 각종 정보화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춰 SW 수출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막 정부의 틀을 갖춰가는 나라들인 만큼, 전자세금 징수시스템 등 행정정보화 관련 SW의 수출이 유망하다는 얘기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 역시 현지 정부 조달시장을 위주로 철저히 현지화된 마케팅 전략만 갖춘다면 뚫지 못할 시장이 아니라는 얘기도 나왔다.
최근 들어 이슈화되고 있는 용산 주둔 주한미군의 평택 이전과 오키나와 주둔 주일미군의 괌 이전 등에 따른 특수는 국내 SW업체들이 노려볼만한 틈새시장이다.
SW 수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외 입찰시장에서 삼성·LG·SK 등 국내 대형 IT서비스 업체 3사 간 제살깎기식 과당경쟁과 그에 따른 덤핑수주를 근절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를 위해 업체 간 신사협정 체결 등 구체적인 대안이 제시됐다.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선 정대진 지식경제부 SW산업과장은 “빈약한 인프라와 품질에도 불구하고 과거 1970~1980년대부터 해외시장을 내다보고 과감한 투자와 기술개발이 이뤄졌기 때문에 지금의 잘 나가는 반도체나 조선·자동차 산업이 있는 것”이라며 “국산 SW 역시 현재는 품질이나 연구·개발 측면에서 초대형 글로벌 업체 대비 열세라 하더라도, 수출을 염두해둔 노력이 쌓이고 모이면 미래 대한민국을 먹여살릴 신수종 산업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제발표-정대진 지식경제부 소프트웨어산업과장
세계 SW 시장은 1조달러 규모다. 이는 반도체의 4배, 휴대폰의 6배 수준에 달하는 엄청난 시장이다.
국내 SW 시장 규모는 이 같은 세계 시장의 1.8% 수준이다. 협소한 내수시장 안주에서 탈피, 글로벌 시장 공략으로 전환이 시급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작년에 우리나라의 SW 수출은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 12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분야별로 보면 IT서비스가 10억3000만달러, 패키지SW가 2억달러를 각각 달성했다.
문제는 특정 대형 SI업체에 수출의 60% 이상이 몰려 있다는 점이다. 반면에 타 SI 및 SW 업체들의 수출 실적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구조 자체가 극도로 편향적인 이 같은 상황은 개선이 필요하다.
긍정적인 것은 우리나라 SW 수출 분야가 기존 전자정부 일색에서, 항만과 금융·유통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SI방식의 사업 역시 최근에는 솔루션이나 모듈화를 통한 부가가치 증대형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국산 SW의 수출 추진 시 가장 큰 걸림돌은 ‘품질’이다. 또 세계 시장에 나서면 국제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낮다는 것을 비롯해 공적원조와 연계된 IT서비스 수출에 몰려 있고, 마케팅 기법 등이 기존 하드웨어 수출에 함몰돼 있다는 점이 SW 수출을 어렵게 한다.
하지만 해외시장을 보고, 적극적인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면 당장 품질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또 해외 발주부처의 키맨(의사결정권자)을 국내로 초청, 현장연수와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을 지원한다.
패키지SW의 시장 개척 지원에는 올해만 38억원의 국고를 투입, SW 수출 멘토링 제도를 통한 수출품의 품질 향상에 노력할 것이다. 또 우리 패키지SW의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해 IDC나 가트너 등 시장분석 보고서에 우리 기업들이 등재되도록 하겠다.
특히 올해 첫 시행하는 ‘국내SW 수출 론칭 플랫폼’ 사업을 통해 20여개 전략SW를 선정, 사이버-인큐베이팅 환경을 구축·제공하고 시범 테스트와 마케팅까지 원스톱으로 일괄 지원하겠다.
국내의 한 SW 중소업체의 경우, 국내 시장만 상대할 때는 품질 전담 인력이 없었지만, 해외시장 진출 후부터는 담당 인력을 새로 두는 등 내부 혁신을 이룰 수 있었다. 이런 것이 바로 SW 수출의 힘이다.
정부는 올해 SW 수출 향상을 위한 지원책으로 IT서비스 수주상황실인 ‘워룸(War Room)’을 설치, 발주정보를 공유하고 수주 애로사항을 즉시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할 것이다.
■패널발표■
◇최종욱 마크애니 대표
한 달이면 20여일은 해외에서 보낸다. 어떻게든 수출 늘려보려고 애쓴다.
직접 해보니, 국가·기업마다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더라. 예컨대, 일본 마쓰시타그룹은 부서마다 쓰는 보안시스템이 제각각이다.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는 초도주문을 최소 물량만 낸 뒤, 이를 써보고 점차 늘리는 방식이다. 시장마다 문화적·관습적 차이가 있다.
개도국 위주로 수출해야 한다. 품질 낙후 운운하나, 이들을 상대로는 우리 SW 제품이 경쟁력 있다. 워드프로세서나 ERP·DBMS 등은 고가의 미국·유럽 제품을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한국산이 유일하다. 그만큼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들 개도국엔 돈이 없다. 따라서 월드뱅크나 ADB·EUB 등 원조자금에 눈을 돌려라.
또 하나 주의할 점은 개도국은 모바일 중심이란 점이다. 유선 네트워크가 잘 돼 있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춰 개발된 패키지 SW를 이들 시장에 그대로 가져가면 무용지물이다.
최근 들어 삼성SDS가 저인망식으로 동남아 시장의 소규모 ODA 사업에까지 뛰어들고 있다. 이게 동반성장 외치는 대기업이 할 짓인가 생각해 봐야한다.
◇오성근 KOTRA 해외마케팅본부장
수출상담회 등 전통적인 수출마케팅 방식으로는 SW 수출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없다. SW는 철저히 ‘글로컬라이제이션(Global+localization)’이 돼야한다. 품질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충족하면서도, 판매 대상국 현지의 언어나 문화적 특성이 제품에 녹아 있어야 한다.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이라고 못 뚫을 이유 없다. 지난해 소만사는 미 국방부에 100만달러 규모의 보안제품을 납품했다. 가인정보시스템은 ETRI 등과 컨소시엄을 결성, 400만달러 규모의 노르웨이 재난방지방송용 DMB시스템 시범 구축사업을 따냈다. 본 사업 규모만 2억달러로 추정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물론 신흥 개도국은 우리 SW 수출시장의 주요 타깃이다. 최근 모잠비크가 EDCF 자금을 받아 디지털방송 전환이 한창이다. 여기에 우리 DMB 기술과 장비가 필요하다.
이같이 DMB나 GIS 등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아이템 위주로 치고 나가야 한다.
◇조기현 유엔파인 대표(전 LG CNS 공공사업부 상무)
IT서비스 수출은 전자정부 분야가 승산 있다. 특히 국세징수 시스템을 비롯해, 특허·조달 등에서는 한국 SW 제품의 기술력과 실제 적용 노하우를 따라올 나라가 없다.
원조자금을 주는 국제기구 입장에서 보면 수혜국인 개도국이 이들 자금을 실제로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 이를 해결해주는 것이 바로 예산 시스템의 구축과 활용이다.
예컨대 현금영수증이나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시스템의 실제 시행과 적용은 우리나라가 세계 유일하다. 개도국 관료들이 볼 때 환상적인 시스템이다. 국세청 등 관련 공무원들이 우리 SW업체들과 직접 이들 국가를 방문, 세일즈 첨병 역할을 해줘야 한다.
최근 들어 국내 빅3 SI업체 간 과당경쟁과 그에 따른 덤핑수주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따지고 보면, 가격으로 후려쳐야 따낼 수 있는 후진적인 국내 공공 수·발주 관행이 낳은 결과다. 국내 정보화사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공공사업 발주 프로세스부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선진화시켜야 한다.
◇김국현 LG CNS 해외전략담당 부장
대형 SI업체라 하더라도 국내 IT서비스사들의 해외사업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지난해 삼성SDS가 초대형 해외 프로젝트를 하나 수주하는데 성공하긴 했지만, 자신들의 역량에 비해 무리하게 커 현재 내홍을 겪고 있을 정도다.
국세·재정시스템 등 전통적인 정보화사업은 개도국 위주가 맞다. 하지만 지능형 교통정보 시스템이나 u헬스, 원격교육 등은 중동 국가에 더 최적화된 아이템이다.
무엇보다 최근 들어 ODA사업이 제살깎기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안타깝다. 결국 우리 SI업체들끼리 과당경쟁으로, 그에 따른 덤핑수주의 폐해가 일선 중소 SW업체들에까지 이르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 최소한 특정 분야에 대해서는 대표업체를 선정해주라. 대신 탈락업체에 대해서는 주관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게 배려해주면 될 것이다.
정리=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