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이 미국 제1 이동통신사업자 버라이즌와이어리스의 가입자 수를 늘려놓기는 했으나 투자자를 유인하는 데 실패해 금융상의 효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1일(현지시각) 버라이즌 주식 가격은 4.3%나 떨어졌다.
24일 로이터에 따르면 가입자 증가율만 월가(금융업계)의 예상에 부합했을 뿐 이윤 폭(마진)과 매출 성장률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버라이즌 측이 “올해 말 새 ‘아이폰’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움직이지 않아 충격을 더했다.
버라이즌은 ‘아이폰’ 효과 등에 힘입어 분기 순증 가입자가 90만6000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장에서 ‘아이폰’을 독점 판매하던 AT&T는 그 지위를 잃은 뒤 분기 순증 가입자 6만2000명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현상에 비춰 ‘아이폰’이 버라이즌 고객을 늘리고, 그 만큼 AT&T를 궁지에 빠뜨린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달랐다. 지난 2월 10일 버라이즌이 ‘아이폰’ 판매를 시작하면서 AT&T의 ‘아이폰’ 고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조짐이 엿보이기도 했지만 기우에 그쳤다. 버라이즌이 2월 10일부터 3월 말까지 ‘아이폰’ 220만대를 판매한 사이에 AT&T는 1분기 전체에 걸쳐 360만대를 팔았다. AT&T의 판정승이었다. 특히 버라이즌의 ‘아이폰’ 고객 가운데 AT&T로부터 건너간 비율이 22%에 그쳤고, AT&T ‘아이폰’ 고객의 23%가 완전히 새로운 가입자(순증)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AT&T가 실질적으로 더 알찬 열매(아이폰 순증 가입자)를 딴 셈이다.
버라이즌의 가입자별 월 평균 수익(ARPU) 증가율이 2.2%에 불과해 시장분석가들의 예상치보다 적었던 것도 투자자 유인에 실패한 요인의 하나로 풀이됐다. 올 초 46%였던 판매 수익률도 43.7%로 떨어져 투자자에게 실망을 안겼다.
버라이즌의 올 1분기 수익은 14억4000만달러로 1년 전(4억4300만달러)보다 9억9700만달러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69억9000만달러로 1년 전(268억6000만달러)보다 1억3000만달러가 늘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