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아우라폰과 캐치폰에서 와이파이 중단`…소비자 불만 폭주

 SK텔레콤과 오페라소프트웨어의 라이선스 계약 종료로 인한 소비자 불만이 옴니아폰에 이어 아우라폰과 캐치폰으로 확대되고 있다. 휴대폰 핵심 기능인 와이파이망 기반 웹 서핑 기능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어 이용자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개설하는 것은 물론이고 집단소송도 검토 중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SK텔레콤이 오페라소프트웨어와 모바일 브라우저 ‘오페라 미니’ 사용 계약을 종료했다. 이에 따라 오페라 미니가 제공하는 와이파이 웹 서핑 기능을 아우라폰(SK-900)과 캐치폰(SK T-100) 등 W 시리즈에서는 쓸 수 없다. ‘블로그 전송’, ‘W here(소셜네트워크 서비스)’ 기능은 와이파이로 접속할 수 있으나, 웹 서핑에 비해 사용빈도가 낮다는 점에서 이용자 불만이 높다.

 이는 위피(WIPI)가 SK텔레콤에서 오페라 미니 대용으로 내놓은 소프트웨어인 ‘모바일 웹’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W시리즈는 일반폰으로 와이파이 망에서 무선 인터넷을 쓰기 위해서는 위피가 해당 모바일 브라우저를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위피는 폐쇄적인 플랫폼으로 사후에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하기 위해서는 휴대폰을 재설정해야 한다.

 문제는 서비스사업자인 SK텔레콤과 단말 제조사인 SK텔레시스가 이 같은 문제점을 이용자들에게 제때 알리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등 고객 불만에 매끄럽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SK텔레시스 관계자는 고객 불만에 대해 “제품 환불 등 소비자 지원 대책과 관련해 SK텔레콤으로부터 통보받은 사항이 전혀 없다”고 했다.

 아우라폰을 사용 중인 김 모씨(34·남)는 “제품을 구매한 이유가 피쳐폰에서도 와이파이로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라며 “별다른 통보없이 와이파이 사용을 중단케 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고 말했다.

 이 단말은 SK텔레콤이 아이폰을 확보하기 전에 출시한 제품으로 일반 폰에서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해 무선인터넷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아우라폰의 경우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출시 4개월 동안 누적 판매량이 18만대에 달했다.

 이용자들은 특히 이 회사의 휴대폰 중 11종이 오페라소프트웨어의 솔루션을 탑재했던 상황에 비추어볼 때 향후에도 SW를 둘러싼 크고 작은 문제점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네이버에는 ‘아우라폰 집단 소송 카페(cafe.naver.com/auracafe1)’가 개설되는 한편, 다음아고라에도 아우라폰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서명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마케팅, 고객서비스 역량을 전략 스마트폰인 아이폰과 갤럭시S2에만 쏟으며 여타 휴대폰 이용자들을 홀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위피와 관련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면서 “위피가 오페라 미니 내 탑재한 와이파이 기능은 인식하지만 모바일 웹이 구현하는 와이파이 기능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5월 중으로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진욱·황태호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