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7년 우리나라 GD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2%, 경지 면적은 2006년 1809㏊에서 2017년 1606㏊, 농가 인구 338만6000명에서 200만명 미만인 199만5000명, 반면에 농촌 고령화 비율은 39.9%에서 63%까지 확대된다.’
지난 2007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우리나라 농업의 어두운 미래상이다.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농작물을 원하는 만큼 생산할 수 있는 식물공장이 첨단 농업 융합IT로 주목받고 있다.
‘식물공장(Plant Production Factory)’은 일정한 시설 내에 빛, 온·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및 배양액 등 환경 조건을 인공적으로 제어해 농작물을 계절이나 장소에 관계없이 자동 생산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1957년 덴마크 크리스텐센 농장에서 태양광을 이용해 온실에서 새싹채소를 재배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크리스텐센 농장은 태양광 보광원으로 고압 나트륨램프를 사용했고 컨베이어시스템으로 작물을 운반했다.
식물공장의 가장 큰 장점은 기상이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역적인 제한 없이 불모지 등에서 연중 농산물 생산이 가능하다. 향후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부족 사태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특히 소비자의 가장 큰 관심사인 친환경 안전 농산물 생산에 적합하다. 농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최적 재배환경을 조성할 수 있고 병해충을 원천 차단해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 식물공장은 IT·NT·BT 등 최첨단 융·복합 기술이 망라된 전자동 운영시스템이다. 따라서 농업환경이 열악한 중동·극지 등에 첨단 농업기술로 수출할 수 있다.
◇빌딩형 식물공장 각광=식물공장은 식물 재배베드 설치방식과 광원 이용방법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한다.
단층으로 재배베드를 설치해 식물을 재배하는 수평형 식물공장, 재배베드를 여러 층으로 구성한 다단식 식물공장, 그리고 한 번의 공정으로 파종에서 수확까지 연속적으로 재배하는 수직형 식물공장이다.
사용 광원에 따라 태양광형, 태양광과 인공광을 함께 사용하는 태양·인공광 병용형, 인공광으로만 재배하는 인공광형으로 나뉜다.
태양광형과 병용형은 유리온실처럼 빛이 통과할 수 있는 장소나 수평·수직형 재배시스템에 적합하다. 반면에 인공광형은 빛이 들어오지 않는 건물의 다단식 재배시스템에 알맞다.
최근에는 도심 고층건물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빌딩형 식물공장이 주목받고 있다. 빌딩형은 작물 재배 외에 농업체험, 관광, 식당, 영화관 등과 연계 운영이 가능하다.
◇유리온실 지원사업이 효시=식물공장은 초기 수평개념 재배방식에서 점차 생산성 및 공간이용 효율성과 녹색환경, 에너지 분야 최신 기술까지 융합해가는 수직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즉 외부 영향에 관계없이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기술에서 이제는 동일한 면적에서 보다 친환경적이고 많은 양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식물공장 효시는 1990년 정부 유리온실 지원 사업이다. 수경재배 도입과 연중 생산이 가능한 재배환경 구축이 목적이었다.
1993년 육묘공장 산업화는 수경재배 기술을 국산화하는 근간이 됐다. 이후 1997년과 2004년 식물공장 생산시스템을 연구해 수평형 식물공장 기반을 갖추게 된다.
지난해부터는 생산자동화 시스템 개발 등 수직적 개념 식물공장 기술이 등장하면서 향후 국내 빌딩형 식물공장 실용화 기초·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초기 투자비 부담 커=농촌진흥청은 지난 2004년부터 식물공장 운영에 필요한 요소기술을 개발, 현재 250㎡ 규모 수평형 식물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농촌진흥청뿐만 아니라 민간연구소와 산업체까지 가세해 여러 형태의 식물공장을 설치·운영 중이다.
전주생물소재연구소는 인공광형 다단식 식물공장을 설치해 결구상추 등 엽채류와 인삼 등 특용작물을 연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인공광형 식물공장을 개발, 가장 먼저 운영에 들어간 인성테크다.
인성테크는 LED를 이용한 인공광형 다단식 식물공장에서 농작물을 생산해 현재 백화점 및 슈퍼마켓에 납품하고, 일부는 자체 샐러드 바에서 소비하고 있다.
최근 부산에서는 애그로닉스(Agronics)라는 농업+융합IT 기업이 설립돼 활동에 들어갔다. 오토닉스, 건양ITT 등 부산 지역 제어계측, 자동화기기 업체 대표가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외에 일부 대기업이 식물공장 설치에 관심을 갖고 있으나 초기투자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상태다.
◇선진국은 훨씬 앞서 시작=미국에서는 1960~1970년대 GE·GM과 같은 기업체에서 완전 인공광형 식물공장 연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수익성이 맞지 않아 실용화에는 실패했다.
최근에는 도심 고층 빌딩농장(Vertical Farm) 연구 및 실용화 노력이 활발하다. 빌딩농장은 1999년 미국 컬럼비아대 딕슨 데스포미어 교수가 제안한 실내농업 형태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 건축학과, 일리노이대 연구팀 등은 풍력 및 태양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고층의 빌딩농장이 동일 면적의 노지보다 10배 많은 수확량을 거둘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일본은 1974년 히타치제작소 중앙연구소가 식물 최적 재배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시작했다. 2009년부터 정부 주도로 사업의 조기정착을 이끌고 있다. 식물공장 농산물 생산자와 상공업자를 선정하고 다양한 홍보로 민간 참여를 유도해내면서 상업적 식물공장이 상당히 활성화된 상태다.
대표적으로 SG그린하우스는 2008년 식물공장 생산량만 약 140톤에 이른다. ‘촉촉한 야채’라는 브랜드명으로 규슈·야마구치의 슈퍼 등 300여 곳에서 판매하고 있다.
히비키나다 채소정원은 4종류의 토마토를 생산하고 오자이팜은 재배면적 500㎡ 규모에 인공광 식물공장으로 양상추를 재배한다.
미라이 식물공장은 상추 등 엽채류를 재배해 인터넷으로 판매하고 배양액 관리기술을 자체 개발해 당도 등 야채의 맛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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