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엽 부회장 "컬처코드와 혼이 담긴 제품으로 승부할 터"... "3~ 6개월 앞서가는 제품으로 승부"

박병엽 부회장 "컬처코드와 혼이 담긴 제품으로 승부할 터"... "3~ 6개월 앞서가는 제품으로 승부"

 “컬처코드죠!”

 박병엽 팬택 부회장의 대답은 짧고도 명료했다. 그는 시대를 관통하는 제품의 핵심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지역과 세대, 인종, 국가를 아우르고 소비자와 함께 호흡하는 컬처코드라고 잘라 말했다.

 좀체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그에게 컬처코드는 오랫동안 준비해온 답이었던 셈이다. 스티브 잡스가 강조한 인문학과 공학의 결합,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이 얘기한 인문학과 과학의 통섭(統攝·Consilience)을 그만의 철학으로 내놓은 것이다.

 “경쟁사보다 3~6개월 앞서가는 제품으로 승부할 것입니다. 1년 이상 앞서가면 소비자는 기술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스마트폰 2000만 시대를 맞아 그가 컬처코드를 이해하는 경영론을 얘기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팬택이 워크아웃으로 가면서 얻은 교훈이랄까. 경영에 시대적 어려움을 겪은 그였지만 소비자를 우선시하는 그의 철학은 여전했다.

 장인 정신을 강조하는 그지만 기술력만 내세우고 소비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상품은 팔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의 확고한 경영론이기도 하다.

 그는 소니 등 일본 기업이 기술력을 뽐내기 위해 제품을 만들다 뒤처진 사례를 설명했다.

 “3DTV가 확산되지 않는 것은 고객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TV가 있는 거실은 가족이 모여 멀티태스킹을 하는 공간입니다. TV를 켜고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고 책을 읽는 등 TV에만 집중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3DTV는 안경을 낀 채 TV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그의 설명이 이어졌다.

 “스마트폰 시장도 똑같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문화 그 자체입니다. 삼성은 혁신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팬택은 고객 환경과 컬처코드, 혼이 담긴 제품을 만들 것입니다.”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화법도 이의 연장선이다. 글로벌 경쟁기업과의 차별화가 우선이다. 그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은 속도, 화면크기, 두께 경쟁을 넘어 화질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팬택이 LTE폰을 개발하면서 가장 많이 신경 쓴 부분이 바로 화질이었습니다.”

 현재의 문화코드가 화면에 맞닿아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신제품 ‘베가 LTE’ 개발 초기부터 글로벌 경쟁사보다 뛰어난 화질 구현을 주문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전 세계 디스플레이 기업에 팬택이 원하는 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기업을 수소문한 끝에 일본 샤프와 손잡았다.

 “8개월간 공동 개발 끝에 최고 화질 디스플레이를 베가 LTE에 탑재했습니다. 부품 업체와 긴밀한 공조·협력의 질이 스마트폰 경쟁력을 가름합니다.”

 그는 “팬택은 삼성, LG와 같은 글로벌 전자 기업 텃밭인 내수 시장에서 경쟁을 거치며 더 강해졌다”며 “소비자의 컬처코드를 잘 이해하는 기술 방향성에 최적화한 제품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국내 시장 2위의 자신감으로도 들렸다. 과감한 결단과 혁신이 뒷받침했음은 물론이다. ‘베가레이서’는 올해 삼성 갤럭시S, 애플 아이폰에 이어 밀리언셀러 스마트폰에 이름을 올렸다.

 그가 얘기한대로 ‘무모할 정도로 과감한 결단과 혁신을 택한 도전이 빛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 혁명이 막 시작된 2008년 팬택은 구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개발을 결정했다. 당시 300억원대의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며 피처폰 사업을 접고 스마트폰에 올인했다. 내년에는 4세대(G) 롱텀에벌루션(LTE)폰에 집중한다.

 그의 혁신은 앞으로도 진행형이다. 그는 “항상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출근한다”며 “사람이 우선인 기술과 제품, 그리고 컬처코드를 앞서 읽어내는 통찰력으로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