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잇단 정부 규제에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기업이익만 우선한다는 비난 때문에 제대로 된 권리 주장도 못하고 부처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 게임사들은 ‘셧다운제’를 골자로 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 위헌소송을 헌법재판소원에 조용히 청구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부회장사를 중심으로 온라인·모바일 게임사 10여개사가 공동으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측은 위헌소송이 알려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며 셧다운제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제출했다고 말을 아꼈다.
문화연대를 비롯해 진보신당 청소년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청소년 행복추구권 등 셧다운제 위헌 요소를 지적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게임사들이 여성가족부가 주도하는 청소년 보호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모습이 산업계 이기주의로 비춰지는 것을 두려워한 까닭이다.
셧다운제는 16세 미만의 심야 온라인 게임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으로 오는 20일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세부안은 8일 국무회의 후 발표된다. 셧다운제가 시행되면 청소년 게임을 서비스하는 게임업체들은 의무적으로 본인연령 확인 시스템 및 셧다운제 시스템을 운영, 관리하는 책임을 지게 된다.
이용경 창조한국당 국회의원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게임업계가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 시스템 구축비용으로 314억원 상당의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중소기업 및 소규모 벤처기업일수록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 운영 경비에 대한 국고 보조 적용 시한 규정을 삭제하는 게임법 개정안을 제출해 아케이드 업계 등의 반발을 샀다.
문화부는 게임위의 지속적 업무 수행을 전제로 오는 12월 31일로 예정돼있는 국고 연장 시한을 폐지하고 게임물 등급분류 업무 일부를 민간에 위탁·관리하는 법안을 내놨다. 아케이드 게임을 제외한 청소년 게임물을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민간기관에 위탁하고 이를 게임위가 괸리·감독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민간심의 이양에 ‘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다.
게임위 출범 당시 게임 자율 심의 등 등급분류 업무의 민간이양을 위한 한시적 운영이 전제됐지만, 사행성게임 관리 등 사회적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국고시한을 폐지하면 2012년부터 연평균 52억원의 정부예산이 지속적으로 편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이에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 등 “아케이드게임 산업 죽이기”라며 7일 성명서를 내놨다.
강광수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 회장은 “게임위는 이미 2번이나 국고지원 시한을 연장해온 시한부 기관이었다”면서 “게임위에 관리 감독 및 취소 권한에 교육의 권한까지 부여하며 위탁이란 말로 민간 이양이라는 대전제를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게임위는 원래 취지에 맞게 폐지하고 사후관리는 경찰이 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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