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칼럼]단계별 세계위기론

 이탈리아 국채금리 상승 이슈가 하루 이틀 만에 위기에서 안도감으로 바뀌었다. 한 마디로 놀랍고 황당하다. 이탈리아는 약 1조9000억유로(2조6000억달러) 국가부채, 거의 제로에 가까운 경제성장률, 높은 실업률, 올해 말까지 추가로 돌아오는 국채만기 금액 373억 유로, 내년에는 3070억유로, 향후 3년간 총 7000억유로(그리스의 6배 수준) 국채만기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심각한 금융위기 문제가 단 하루 만에 안도감으로 바뀌면서 주식 시장이 회복되고 환율이 안정되고 사람들의 얼굴에는 근심이 걷히고 화색이 돌았다.

  올해 이탈리아의 경상수지 적자는 지난해 540억유로를 능가하고 내년 경제성장률도 0.1%로 예측된다. 시장의 불신이 커서 이탈리아 재무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유럽중앙은행(ECB)이 매입해 주지 않으면 아무도 사지 않는 사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데도 엄청난 채무위기가 해결된 것처럼 시장이 반응을 했다. 정말이지 마법 또는 도깨비 방망이 수준이며 사기 수준의 시장교란이다. 이러니 시장을 절대로 믿지 말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지난 9일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7.2%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시장에 충격을 준 사건은 유럽 최대 선물거래청산기관 ‘LCH Clearnet’이 이탈리아 국채가 담보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판단해 이탈리아 국채에 대한 증거금을 올리자 발생한 사건이다. 증거금을 인상하자 담보 가치가 하락한 이탈리아 국채에 대한 매도가 증가했고 금리가 수직 상승했다. 동시에 유럽 금융기관이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위험자산을 매각을 할 수 밖에 없게 돼 그 충격이 더 커졌다. 다행히 유럽중앙은행이 소방수로 등장해서 이탈리아 국채를 추가로 매입해 시장에 ‘일시적’ 안도감이 생기면서 7%대 밑으로 하락 했다.

 앞으로 이탈리아 위기의 진행방향은 어떻게 될까. 지난 9일 사태가 지속적으로 반복될 것이 분명하다. 이탈리아 소방수였던 유럽중앙은행이 8월부터 지금까지 위기국가로부터 대략 1000억유로 채권을 매입했는데 그 중에서 무려 700억유로가 이탈리아 국채였다. 9일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도 지속적으로 이탈리아 국채를 매입했지만 이탈리아 위기를 잠재우지 못했다는 말이다.

 현재 이탈리아는 아래로는 그리스 위기가 커지고 위로는 자신들을 구제해 줄 유일한 기관인 ECB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지원한도가 줄어드는 압박을 받고 있다. EFSF는 유럽 각국 정부의 7800억원 지급보증액을 자산으로 하고 있는데 금융위기로 인해 실제로는 신용한도가 좋은 상위 6개국 지급보증분인 4400억유로만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것도 이미 구제 금융으로 2500억유로를 소진한 상황이다.

 결국 이탈리아를 돕기 위해 필요하다고 합의한 1조유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6개 국가가 추가로 4~5배의 지급 보증분을 증액하거나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해서 중국·국제통화기금(IMF)·민간자본 등에게 출자를 부탁해야 한다. 전자는 프랑스의 신용하락 위험과 독일의 엄청난 부담으로 힘들고 후자 역시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정도 구제 금융을 받으면 이탈리아는 그리스처럼 내수시장의 엄청난 충격을 감내해야 한다. 그리스는 지난 2년간 긴축재정으로 인해 서민 세금이 폭등했고 연금이 삭감되고 급여는 줄어드는데 부동산 대출 이자와 원금상환 부담은 커지면서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됐다.

  내수시장의 30%가 사라져 버리면서 지난 2년 동안 빚을 갚기는커녕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 부도가 나지 않더라도 이탈리아가 이런 상황에 빠져 들면 유로존 전체 경기가 하락하면서 프랑스와 스페인의 위기는 커지게 되고 이는 다시 PIGS 부실을 가속화시키며 동시에 유럽시장을 잃게 된 중국의 수출 감소가 발생하면서 아시아의 위기로 전이 될 것이다.

 결국 독일은 생존을 위해 유로존의 재편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면서 유로존의 혼란이 급속하게 진행될 것이다. 내가 작년부터 경고했던 전 세계의 장기적 저성장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최윤식 미래학자,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 ysfutur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