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유로존 위기와 자유무역협정(FTA)

 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PIGS)을 시작으로 번진 유로존 위기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정치가 안정되면서 끝이 보일 것 같던 이탈리아 10년만기 국채금리가 다시 7% 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스페인과 프랑스 국채 금리도 뜀박질이다. 재정에 대한 우려는 유럽만이 아니다. 미국 역시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의회에 구성된 ‘슈퍼위원회’도 마감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합의를 통해 감축안을 내놓을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태다. 그야말로 세계 각국 정부의 ‘빚더미’ 공방이 치열하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럽 주요 은행이 각국 국채에 투자한 규모가 막대한 데다 미국 역시 유럽 은행에 투자한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한 곳은 프랑스 은행이다. 지난해 말 기준 BNP파리바, 크레디아그리콜, 소시에테제네랄, BPCE 등 프랑스 4대 은행의 이탈리아 채권 투자는 2607억유로에 달한다. 그리스 국채에 투자한 439억유로의 6배나 된다.

 프랑스 은행이 위험에 빠지면 미국 은행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미국 은행들은 프랑스 국채에 18%를 투자하고 있다.

 금융위기는 기업 투자와 무역, 실업 등에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다시 실물 경제로 파급될 가능성이 크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다.

 유로존 경제 위기 출발은 지난 99년 유로존 결성에서 비롯됐다. 유럽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지역 내 자유로운 교역과 이동이 원활해지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경제 동맹체를 맺을 것이란 이상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나라마다 다른 환율과 경제 상황이 한쪽은 부채를 늘렸고, 다른 한쪽은 이를 지렛대로 경제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불균형한 경제 구조가 결국 현재의 위기를 자초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앞두고 있다. 경제 체급이 다른 두 나라가 자유로운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다. FTA가 진정 우리에게 미래 먹을거리를 제공할 지, 아니면 위기를 불러올 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최근 FTA 논쟁은 국익이 아닌 당파 간 이익을 위한 정쟁 대상으로 변질된 모습이다. 지금이라도 유럽 위기를 반면교사 삼아 FTA를 국익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