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비준]한미 경제동반자 시대 개막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국회를 전격 통과하면서 우리나라와 미국은 명실상부한 경제 동반자가 됐다. 미국과 무역 국경이 사라지면서 한국 경제호는 기회이자 새로운 위기를 맞았다.

 작년 기준으로 한국과 미국 교역 규모는 900억달러 정도다. 수출은 498억달러, 수입은 404억달러로 무역수지는 94억달러다. 예정대로 한EU FTA에 이어 내년 1월 1일 한미 FTA가 발효된다면 우리나라(GDP 1조4000억달러)보다 30배, 세계 무역의 60%에 이르는 세계 1, 2위권의 경제권에 대한 관세 없는 접근권을 확보한다.

 ◇GDP 5.66% 증가=정부는 한미 FTA 이행에 따른 경제적 효과 반영으로 실질 GDP는 5.6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취업자는 35만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적으로는 수출증대와 생산증가 등에 따라 4300명이 증가하고 장기적으로 자본 축적 및 생산성 향상으로 취업자가 35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산업의 생산증가 효과(2조9000억원)가 가장 크고 전기전자(2조원), 화학(9000억원) 순으로 생산 증가가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IT부문의 경우 방송서비스는 국산 영화쿼터(25%→20%)와 애니메이션쿼터(35%→30%)가 축소되면서 영화·애니메이션 소득 감소 규모는 15년간 연평균 51억9000만원 수준으로 분석됐다.

 프로그램제공업체(PP)는 지분의 100%까지 외국인 간접투자가 허용(협정 발효일 3년 후부터)됨에 따라 향후 15년간 생산은 연평균 323억원 증가하고 소득은 연평균 90억원 증가가 예상된다.

 통신시장 개방으로 협정 발효 2년 내에 기간통신사업자(KT와 SK텔레콤 제외) 지분의 100%까지 외국인 간접투자가 허용되면 향후 15년간 생산은 연평균 710억원, 소득은 31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추산했다. 가져올 순기능이 역기능보다 클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경제 전반 파급효과 커=우리 제조업과 IT 분야 경쟁력, 중국과 일본을 주변에 둔 지정학적 이점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한미 FTA가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큰 수혜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제 전반에 걸쳐 물가안정과 저축액 증대, 한국산 제품의 품질 제고 노력에 촉매제로 작용, 외환위기 이후 장기침체의 덫에 빠진 한국경제에 활력을 주게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미 FTA 발효를 계기로 정치 선진화, 산업 구조개혁, 제도선진화 등에 뼈를 깎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미 FTA가 가져올 업종별·계층별 양극화, 선진경제와의 동조화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한국 경제가 세계의 중심으로 도약할 힘을 갖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책연구기관들은 경제효과에 대해 향후 15년간 수출은 13억달러, 무역수지는 1억4000만달러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당장 관세가 철폐되는 우리의 주력 업종인 자동차, 차 부품, 석유제품, 전자, 반도체 등이 FTA 혜택을 가장 많이 볼 것으로 보인다. 관세 등 거래비용이 줄고 통상마찰이 완화돼 그만큼 공격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조상현 무역협회 연구원은 “현재 선진국들이 산업 사이클상 바닥이어서 당장 수출 증가율이 반전하고 수출 주문이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FTA 효과는 분명히 나타나 한국 경제가 규모의 경제로 발전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미 FTA가 시행된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갑자기 높아지고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과도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FTA에서 얻을 수 있는 기대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