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출연연 개편 중소 · 벤처와 상생해야](https://img.etnews.com/photonews/1111/212054_20111123133337_959_0001.jpg)
최정숙 여성벤처기업협회 회장 jschoi@frc.co.kr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기술력이다.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높은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사업에 도전하는 기술집약적인 중소기업을 벤처기업이라 부른다. 벤처기업은 지난 해 5724개가 증가해 2010년 말 현재 2만4645개에 이르고 있다. 매출 1000억 원이 넘는 벤처기업만 전국에 315개가 있다.
양적인 측면 이외에 질적인 측면에서도 벤처기업은 영업이익률이 중소기업의 4.5%, 대기업의 5.8%보다 높은 6.2%다. 매출액 증가율은 중소기업의 5.0%, 대기업의 0.4%를 능가하는 12.6%이고, 고용증가율도 중소기업의 2.5%, 대기업의 2.7%를 훨씬 능가하는 22.1%에 달했다. 정부가 우리나라 기술과 경제 발전을 위해 벤처기업을 육성하려는 이유가 여기 있다. 바로 중소벤처기업이 혁신을 통한 미래성장과 고용창출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소벤처기업이 현재 맞고 있는 상황은 그리 녹녹치 않다. 기술과 제품의 수명주기는 짧아지고 기술의 융복합화가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하는 과정이 복잡해졌다.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비용도 크게 증대되고 있다. 반면 연구 인력과 개발자금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중소벤처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창업, 금융, 사업화, 세제 등 전 분야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창업 동기가 되는 기술이 중요한 만큼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의 기술이전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그간 출연연은 벤처기업의 동반자였다. NHN, 주성엔지니어링, 한국정보인증 등 많은 벤처가 출연연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사업화의 기회를 포착하고 성장해 왔다. 보다 더 치열해지는 국가 간 경쟁체제 하에서는 기업과 출연연의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튼튼히 할 필요가 있다.
출연연과 중소벤처기업의 협력 분야도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기술 가치를 극대화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이전하는 방향으로 확대돼야 한다. 기업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기술 이전과 사후 관리까지 출연연의 역할로 인식하고 내부적으로 기업 현장지원을 중시하는 분위기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출연연의 임무와 역할에 대한 명확한 정체성 확립과 비전 설정, 출연연 간 역할분담이 중요하다. 서남표 KAIST 총장은 한 강연회에서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을 철저히 양극화하라고 주문했다. 연구개발 투자도 양극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초기술 기반의 출연연은 기초과학, 산업기술 기반의 출연연은 응용과학에 집중해 차별성을 강화하는 방향이 옳다. 특히 산업기술 기반의 출연연은 새로운 기술을 산업에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면서 냉엄한 경쟁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의 든든한 조력자로 거듭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최근 출연연 개편 논의가 진행 중이다. 그 과정에서 정부부처들 간에 출연연 소관을 놓고 논란이 있는 듯하다. 과학기술과 산업의 발전, 나아가 경제적 성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과학기술과 산업 간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출연연 개편이 과학기술정책뿐만 아니라 산업정책의 방향과도 긴밀히 연계돼 추진될 필요가 있는 이유다.
정부도 출연연과 과학기술계의 목소리만이 아니라 출연연과 긴밀한 협력을 바라는 수많은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등 다양한 산업계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다. 출연연 개편이 과학기술계와 출연연의 입장만을 반영한 반쪽자리로 끝나지 않도록 산업계의 적극적인 의견 수렴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