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반값 휴대폰, `찻잔 속 태풍`

 높은 관심을 사며 인기를 누릴 것으로 예상됐던 이마트의 ‘반값 휴대폰’ 판매가 예상과 달리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대형 유통사와 낮은 통화료를 제시하는 이동통신재판매(MVNO)사업자가 손잡아도 단말기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선례를 남길 전망이다.

 이마트 유무선 상품판매를 담당하는 신세계I&C와 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지난 11일 KT MVNO사업자 프리텔레콤이 개점 18주년 행사로 판매를 시작한 ‘반값 휴대폰’이 23일 현재 전체 물량 1000대의 60%가량 판매됐다. 평균 일개통 수 60대 미만으로 웬만한 인기 스마트폰 한 종류 일일 개통량의 1%에도 못 미친다. 판매 초기에 비해 관심도 크게 줄었다.

 한 관계자는 “만져보는 사람은 많은데 대부분 구매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판매 부진의 첫 이유는 스마트폰 등 인기 단말기 확보가 어려워서다. 이마트 반값 휴대폰 행사로 판매된 단말기는 삼성전자 ‘파스텔폰’·KT ‘에버’를 비롯해 출시된 지 3년이 다 돼가는 15개 기종에 불과했다. 스마트폰은 단 한 종도 없었다.

 ‘반값’은 정확히 말하면 휴대폰 단말기 가격이 아니라 망사용 기본료다. KT의 가장 싼 요금제 기본료가 8800원인 것에 비하면 프리텔레콤의 ‘프리씨’ 요금제 기본료 4500원은 딱 절반 수준이다. 이 요금제는 4500원과 6000원·9000원·1만2000원 네 가지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 보조금으로 단말기 가격을 대폭 깎아주는 기존 이동통신 시장과 겨루는 데 한계가 있다.

 국내 최대 유통체인인 이마트의 첫 MVNO 시장 진출 실험이 좋지 않은 결과를 남기면서 내년 블랙리스트 시행 후에도 MVNO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비록 중저가 중심으로 단말기 수급이 용이해진다고 해도 이동통신사업자가 보조금을 통해 가지는 유통 헤게모니를 분산시킬 가장 강력한 주자는 MVNO사업자가 아닌 대형 유통사였기 때문이다. 신세계I&C 측도 “MVNO 모바일 유통 시장 진출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출시 3년이 지난 단말기는 사후 서비스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휴대폰 시장이 워낙 프리미엄 스마트폰 위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에 MVNO사업자가 아무리 통신비를 낮추고 유통을 확장해도 중저가 단말기만 가지고는 승부를 걸기 힘들 것”으로 봤다.

 한 MVNO사업자 관계자는 “이마트 반값 휴대폰은 일시적인 행사였을 뿐, MVNO 시장 전체 방향을 유추하기는 부족하다”며 “낮은 요금제에 수요가 분명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KT와 프리텔레콤 요금제 비교(3G·저가순)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