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앱으로 `도촬`…일본 열도 충격

소리 없이 검은 화면으로..스마트폰 도촬 성행

 얼마 전 도쿄 북쪽 가와구치시 하도가야역 에스컬레이터에서 여성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하던 남성이 체포됐다. ‘도촬(盜撮)’이 아주 드문 범죄는 아니지만 이 사건은 일본 사회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스마트폰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도촬 도구로 악용됐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체포된 피의자는 공교롭게 NTT도코모 직원이었다. 일본 최대 이통사 직원이 자사 상품인 스마트폰으로 도촬이라는 뻔뻔한 범죄를 저지른 셈이다. 스마트폰 전문가인 피의자는 각종 앱을 받아서 도촬을 은폐하려 했다.

 일본 언론에 나타난 피의자 수법은 매우 교활하다.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위해 만들어진 앱을 활용했다. 우선 스마트폰 카메라 음 소거 앱을 사용했다. 피해자가 찍힌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셔터 소리를 없앴다.

 다음은 촬영 화면이 검은색으로 나타나는 앱이다. 혹시 도촬을 의심해도 화면을 보면 아무 것도 하지 않은 듯이 보인다. 저장한 이미지 파일을 남들이 찾지 못하게 감추는 앱까지 설치했다. 혹시 적발되더라도 오리발을 내밀기 위한 수단이다.

 과거 피처폰은 기능을 바꿀 수 없었지만 스마트폰은 다르다. 피의자가 설치한 앱은 누구나 오픈마켓에서 구할 수 있다. 무료 앱은 터치 몇 번으로 얻을 수 있고 유료라도 약간의 노력만 기울이면 신용카드 결제로 구입 가능하다.

 물론 피의자가 악용한 앱이 그 자체로 나쁘다고 치부할 수는 없다. 자유로운 변화는 스마트폰의 태생적 특징이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꾼 주머니 속의 혁명이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일본의 도촬 사건은 잘 보여준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