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립성, 이용자 보호와 미래 인터넷 투자 투톱 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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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관리`의 범위는 논란 될 듯

 방송통신위원회가 5일 발표한 망 중립성 정책 가이드라인(안)은 투명한 망 관리와 차단·차별 금지 등 기본 원칙을 재확인했다. 통신사업자가 요구하던 자율적인 네트워크 관리 권한을 일부 부여하면서 통신업계 의견을 반영했다. 인터넷 사용자 불편을 최소화하고 개방에 따른 혁신과 경쟁을 유지하되 미래 인터넷 투자를 위한 새 질서 확립의 필요성을 인정한 결과다.

 ◇이용자 권익과 미래 투자 양축=개방적이고 공정한 인터넷 이용 환경을 조성하고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이용자 선택권 및 경쟁 제한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리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한편, 새 거래 질서를 만들기 위해 프리미엄급 관리형 서비스나 트래픽 유발에 따른 망 이용 대가 지불 등 트래픽 관리에 대한 논의가 필요함을 인정했다. 관리형 서비스 제공을 우선 논의하고 사용자 저항이 큰 트래픽에 비례한 망 이용 대가나 대역제어 등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나성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래 네트워크 투자를 위해 누군가는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며 “인터넷에서 수익을 얻는 이해관계자에 합리적으로 비용이 분담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칙엔 합의, 각론은=통신사업자는 데이터 폭증에 따른 변화된 상황 대비를 강조했다. 통신사업자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 붕괴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효실 KT 상무는 “산업 간 영역이 붕괴되며 유무선 트래픽을 사용하는 사업자가 다양한 영역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업계는 대체로 환영했다. 제시된 원칙의 구체적 실행이 관건이라는 시각이다. 한종호 NHN 이사는 “한미 FTA에서도 망 중립성 원칙은 강하게 규정돼 있다”며 “망 중립성 원칙을 법제화 수준으로 강하게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선 다음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차단 금지나 차별 금지 등 망 중립성 기본 원칙이 확실히 명시됐다는 점에서 성과”라고 말했다.

 ◇합리적 관리의 범위는=합리적 트래픽 관리 범위를 놓고 지속적인 논란과 토론이 이어질 전망이다. 가이드라인이 큰 틀만 제시할 뿐 세부 사항 지침은 없기 때문이다. 무엇이 합리적인지, 합리적으로 차별 및 차단을 할 수 있는 경우는 어떤 것인지 등의 지속적인 논의가 예상된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역시 망 중립성 관련 대원칙만 제시하고 실제 논란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접근하겠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mVoIP에 대한 판단이 유보된 것에 논란이 컸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이사는 “특정 서비스에 대한 차별 및 차단은 ICT 산업 발전에 부정적”이라며 “망 중립성 원칙이 확고하다면 mVoIP에도 명확한 방침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철 SK텔레콤 전무는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에 따라 mVoIP나 모바일 메신저도 다뤄야 한다”며 “통신사는 이런 서비스 제공에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정부는 방송통신위원회 주도로 설립되는 정책자문 기구를 창구로 이런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망 중립성 관련 가이드라인이 법적 강제성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박재천 인하대 교수는 “공정 경쟁과 비용 분담은 물론이고 인터넷 개방성과 인권까지 포괄하는 망 중립성 문제 논의를 위한 첫걸음이란 점에 의의가 있다”며 “정책 자문기구에서 다양한 논의를 더욱 세밀하고 개방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