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교보문고 IT혁신, `지식 콘텐츠 유통 허브로 발돋움`

교보문고 광화문 지점
교보문고 광화문 지점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최근 진행된 교보문고의 주요 IT 혁신

 설립 후 30여년간 오프라인 도서 시장 1위를 지켜 온 교보문고가 새로운 세대 서막을 열고 있다. ‘교보 e리더’ ‘퍼플 서비스’ 등 최근 e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교보문고 변신이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콘텐츠 유통과 플랫폼 비즈니스 입니다.” 이한우 교보문고 유통지원실 상무는 변화 중심에 있는 교보문고의 새로운 세대를 선언했다. 기존 도서 시장을 넘어 디지털 콘텐츠 유통의 허브로 발돋움할 참이다.

 오프라인 도서 유통의 공룡, 교보문고가 1997년 국내 최초 온라인 서점 ‘인터넷 교보문고’를 만든 이래 또한번 선두주자가 되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교보문고가 뛰어든 블루오션은 온라인, 모바일, e콘텐츠 등 2000년대 이후 도서 유통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세 키워드를 융합한 차세대 디지털 콘텐츠 유통 시장이다.

 지난 2년간 추진해 온 전사적 체질 혁신 노력도 이 같은 교보문고의 변신을 위해 이뤄진 것이다.

 이른바 ‘차세대 통합유통관리시스템’으로 지난 15년간의 교보문고 프로세스 근간을 뒤흔든 프로젝트부터, 야심차게 새롭게 개발한 ‘디지털콘텐츠관리시스템(DCMS)’이 바로 그것이다. 오프라인 공간을 뛰어넘는 교보문고의 새로운 유통 채널로서 모바일 시장을 향한 ‘모바일 교보문고’ 프로젝트도 그 일환이다.

 ◇‘지식 콘텐츠 유통 허브’ 기반 마련=교보문고가 이달 오픈한 DCMS는 종이 책이 아닌 ‘디지털 콘텐츠’를 유통하는 시스템이다. 기존 주력 비즈니스인 오프라인 도서 유통을 뛰어넘을 디지털 콘텐츠 시장을 향해 돌진하는 기반인 셈이다.

 DCMS는 전자책뿐 아니라 음악·동영상·교육물 등 다양한 지식 콘텐츠에 대한 유통이 이뤄지는 플랫폼이다. e북, 오디오북, 동영상북, 키즈북 등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콘텐츠가 하나의 플랫폼에서 서비스 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기존에도 전자책 비즈니스를 위한 시스템을 운영해 왔지만 이번 개발을 통해 저작권은 보호되면서도 호환성이 강해졌다.

 디지털 콘텐츠 공급·판매 과정에서 불법 복제 및 유통을 방지해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는 디지털저작관리(DRM) 기술을 적용했다. 이 상무는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표준 제공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디지털 저작권 가치를 높여 국내 디지털 산업의 새 전기를 연 것”이라고 평가했다. e서재, 전자책 뷰어도 편의성에 중점을 두고 새로 개발했다.

 DCMS는 향후 교보문고의 디지털콘텐츠 사업을 지원할 기반을 마련하고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가장 주목할 점은 교보문고가 이 시스템을 N스크린 기반 콘텐츠 허브로 키워나갈 계획이란 것이다. 모바일기기, PC, TV 등 어느 기기로도 끊김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 최근 진행된 모바일 교보문고 프로젝트로 어떤 OS의 모바일 기기에서도 구동되는 모바일 지원 환경도 만들었다.

 이 외에도 교보문고의 디지털 콘텐츠의 신규 영업환경을 위한 IT 인프라 구축은 쉼없이 이뤄지고 있다.

 이달 교보문고가 개발 중인 ‘신채널 영업관리시스템’은 임직원 대상 B2E 디지털콘텐츠 시장을 지원한다. 임직원 독서 교육 등이 가능하도록 도서 교육과 판매, 서비스까지 지원한다.

 다양한 콘텐츠를 어떤 채널로도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모든 고객에게 공급 가능한 상품을 채널의 제약 없이 서비스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차세대 통합 유통관리 시스템이라 불리며 교보문고를 바꿔놓은 도서 업계 최대 IT 프로젝트다.

 ◇물류·유통까지 혁신, ‘융합’ 시장으로=지난해 1월 대대적 프로세스 혁신에 돌입한 교보문고는 8월에는 차세대 통합 유통관리 시스템 구축에 돌입했다. 프로젝트를 이끈 것은 교보문고 유통지원실 IT인력과 현업 인력이 모인 드림팀이다. 교보문고 핵심 인력과 SK C&C 등 외부 협력 업체 인력을 포함해 총 400여명이 투입됐다.

 모든 상품 및 정보 DB 표준화를 핵심 과제로 삼아 전사 업무 방식 표준을 새로 정했다. 도요타의 프로세스까지 벤치마킹할 만큼 업종을 뛰어넘은 선진 프로세스를 구현하기로 했다. 도서 발주와 입고, 매장 진열과 물류 프로세스를 백지 위에다 새롭게 그렸다.

 이 상무는 “창립한지 30년이 지난 교보문고의 프로세스와 기준을 전반적으로 재정립한 것”이라면서 “온라인·모바일 등 다채널 환경을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유통관리 시스템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상품 정보를 표준화하고 모바일·오프라인 서점·온라인 등 어떤 채널로도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재고도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한 서점에 재고가 없을 경우 기존처럼 출판사에 다시 발주를 넣는 대신, 다른 서점의 여분을 가져올 수 있도록 했다. 파주 소재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물류를 통합 관리하면서 전국 16개 점포에서 직발송할 수 있는 체제까지 갖췄다.

 운영 효율성을 중점에 두고 정보 시스템 개발 및 운영 환경도 기존 CS 환경에서 모두 웹 환경으로 전환했다.

 ◇물류 리드타임 ‘48→24시간’=차세대 프로세스와 이를 시스템으로 구현하기 위한 드림팀의 노력 끝에 지난 7월 처음으로 교보문고 차세대 통합 유통관리 시스템을 가동했다. 3개월 안정화 기간 끝에 지난달부터 업무에 정식 적용됐다.

 CEO의 전폭적 지원에도 전사 업무를 뒤흔들어야 했던 프로젝트 추진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업무 개선 효과는 속속 나타났다. 인터넷 교보문고를 만들고 이끌었던 이 상무의 진두지휘 아래 철저히 사용자 중심의 시스템 구현이 이뤄진 덕이다.

 드림팀도 놀란 가장 큰 효과는 도서 유통 시간의 획기적 단축이다. 신속하고 정확한 도서상품 이동과 정보 제공이 이뤄지면서 상품 공급 리드타임이 감소, 기존 48시간동안 이뤄지던 도서 공급 리드타임이 24시간으로 당겨졌다.

 매입·매출·원가·발주 프로세스도 개선하고 가능한 자동화해 수작업을 줄여 약 60%의 작업 시간 절감을 이뤄낸 것으로 분석된다. 재고 회전율도 높이고 점간 이동이 가능한 효율적 재고 관리 체계를 마련했다.

 도서 입고 당시 원가 계산과 이를 접목한 판매 관리로 낭비를 제거했다는 점도 특효다. 도서 주문도 쉬워지고 주문 데이터와 입고 데이터의 실시간 관리, 일일 원가 관리가 가능해졌다.

 이 상무는 임직원들의 원활한 협업을 도와가며 교보문고 혁신을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전자신문 CIO BIZ+와 한국정보산업연합회 CIO포럼에서 수여하는 ‘2011년 올해의 CIO상’을 수상했다.

 <표> 최근 진행된 교보문고의 주요 IT 혁신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