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게임 대표직 버리고 만든 야구게임, 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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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욱 전 한게임 대표가 스타트업 CEO로 변신한 지 반년이 지났다. 새로운 게임 설명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게임사 사장으로 완벽하게 변신에 성공했다. 수백억이 투자된 게임 출시를 주도하던 말쑥한 정장 차림의 대기업 대표가 더 이상 아니었다.

정욱 넵튠 대표이사
<정욱 넵튠 대표이사>

정욱 넵튠 대표는 올해 초부터 스마트폰 전용 야구시뮬레이션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야구 시즌에 맞춰 이달 말 공개한다. 이용자가 감독으로 야구단을 직접 관리하는 방식이다. 정 대표가 처음 창업을 한다고 했을 때 대다수가 의아한 눈으로 바라봤다. 잘 나가는 NHN 한게임 대표라는 간판을 버리고 어려운 창업의 길을 선택하느냐라는 것이었다. 정 대표는 액센츄어를 시작으로 프리챌·NHN까지 10년 넘게 인터넷 비즈니스 전문가로 일해 왔다.

게임사업의 큰 그림을 그리던 정 대표는 누구보다 시장 전체 변화를 예민하게 느꼈다. 스마트폰 등장으로 게임 시장이 급격히 변화했다. PC온라인에서 스마트폰·스마트TV·스마트패드까지 콘텐츠 유통의 경계가 무너졌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정 대표는 “또 한 번 세상이 변하고 있구나”라고 내다봤다. 한게임 대표로 있으면서 총 1000억원의 스마트폰 게임 사업 투자 계획 청사진을 그려놓고 나온 것도 그 때문이다. 국경의 경계가 없는 콘텐츠 시장이 만들어졌다. 우수한 콘텐츠 기업에 `블루오션`이 열렸다.

정 대표는 지난해 말 잘 나가던 한게임에 사표를 던지고 넵튠을 창업했다. 프리챌 CTO와 NHN 일본 서비스 개발랩장을 지낸 권상훈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공동창업자로 나섰다. 한게임 서비스 운영을 맡았던 조한상 최고운영책임자(COO)도 합류했다. 경영, 개발, 운영 부문의 최고 베테랑이 뭉쳤다.

정 대표가 넵튠 성공에 남다른 기대를 거는 것은 20여명의 창업 멤버 덕분이다. 스타트업이 트렌드처럼 번져 나가면서 현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천차만별이다. 벤처거품의 재연이라고 색안경을 끼는 사람도 있다. 작은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이기기는 어렵다고 바라봤다. 정 대표는 “창업 멤버를 보면 그런 말이 쏙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멤버 모두 스타트업의 CEO이어도 이상하지 않을 전문가가 모였다는 설명이다. NHN, 엔씨소프트, 삼성전자 출신 프로그래머에 넷마블, 게임로프트 등 게임 디자인부터 데이터통계, 상품기획, 마케팅 담당 전문가가 모였다. `일당백`의 구성이다. 자체 엔진 개발은 물론이고 처음부터 해외 진출까지 염두하고 게임을 개발했다.

회사 설립 8개월 만에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을 완성했다. 정 대표는 게임 완성도는 기존 스마트폰 게임을 뛰어넘는다고 자부했다. 주중은 물론이고 주말도 자진 반납하고 개발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스마트폰 환경을 고려했다. HTML5로 개발해 다양한 디바이스와 인터넷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정 대표는 “이미 PC온라인과 모바일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은 모바일 접속이 PC온라인을 뛰어넘었다”면서 “온라인 게임 이상의 깊이 있는 플레이를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비쳤다. 스마트폰 기반 야구 게임 시대의 `플레이볼` 선언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