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접촉하기 힘든 미국 스타CEO와 만남을 주선하고, 애플 생산담당자(프로덕트 매니저)나 최고 엔지니어 등 글로벌 기업 핵심 담당자와 점심을 함께 먹는 등 실리콘밸리 주류 사회(Top tier)의 문턱을 낮추는데 앞장서겠습니다.” 구본웅 포메이션8 대표는 실리콘밸리 진출에 어려움을 느끼는 우리 기업이 진입 장벽을 깰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국에 실리콘밸리같은 창업 DNA를 심고 실리콘밸리 주류와 소통하고 싶은 기업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것. 창의력 있는 스타트업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 구 대표는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모인 작은 바베큐 파티에서 투자하고 엄청난 딜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포메이션8은 문화가 다르고 이해가 부족한 미국과 아시아 양안(兩岸)을 이을 목적에서 출범했다. 미국·한국·중국·싱가포르 기업과 정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아시아에는 나라별로 사업개발팀을 뒀다. 한국은 아시아 지역 전진기지로 삼는다. 한국 엔지니어가 미국식 창업 문화를 배우도록 하고 성공사례를 만들면 인수합병(M&A)과 엔지니어 이동이 빈번한 실리콘밸리처럼 선순환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포메이션8은 컨텍스트로직에 한국 지사 설립을 조건으로 지분을 투자했다. 컨텍스트로직코리아는 한국인 엔지니어 6명을 뽑았다. 구 대표는 “비전 있는 미국 회사에서 일한 엔지니어가 비전을 만들고 토론하는 문화를 체득한 뒤 창업을 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와 능력을 가진 팀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업을 하는데) 돈이 이슈가 돼서는 안 된다”며 “펀드가 해줄 수 있는 건 가장 좋은 엔지니어를 뽑고, 마음껏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계약서도 한두 장 정도로 간단하게 작성한다.
구 대표는 LS그룹 구자홍 회장의 외아들이다. 그룹 경영 대신 스타트업 투자에 나선 이유는 스탠포드대 유학 시절 경험 때문. 그는 “유학 초반 공식에 맞춰 토론 수업을 준비해 가면 친구들은 다양한 상상력을 펼치면서 토론 주제까지 바꿔 준비한 게 무용지물이었다”며 “자유롭게 사고하고 위험을 감수(리스크테이킹)하는 문화가 좋아서 시작했고, 한국에도 같은 벤처 모델이 생겨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포메이션8은 앞으로 연간 5~6개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 할 예정이다. 투자금은 5~10억원선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