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오픈

`오픈(open)`은 한자어로 `개방(開放)`이고 동사로는 `열려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소스(source)`를 붙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개방 소프트웨어(SW)를 얘기한다. 소프트웨어의 근간인 프로그램, 즉 소스코드를 공개한다는 것에서 유래한 말이다. 한마디로 `열려 있는 SW`다.

올해 빅데이터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오픈소스가 덩달아 주목받기 시작했다.

아마존과 페이스북 같이 인터넷 스타 업체들이 오픈소스를 서비스에 접목한 이후 효과가 나타나자 오픈소스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그동안 변방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던 오픈소스가 `돌아온 장고`처럼 떠올랐다.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으면서도 세계 개발자들이 함께 뛰어들어 신속하게 오류를 잡아낼 수 있고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등 장점을 나열하기도 벅차다. 오픈소스 도입에 신중한 국내 상황을 놓고 외국 사례와 비교하면서 국가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는 `애국` 전문가들도 등장했다.

정부도 외산 SW 종속 문제의 해결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외치며 오픈소스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쯤 되니 근래에 오픈소스 도입을 고려하지 않는 기업은 시류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다. 오픈소스와 반대 의미인 `독점 SW`와 비교하면 상당 부분 수긍이 가는 얘기다.

하지만 오픈소스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오픈소스가 확대되면 응용 전문가는 크게 늘어나지만 원천 기술 개발은 요원해진다. 오픈소스 자체도 대부분 외산인데다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스폰서도 대체로 미국 업체다. 이런 탓에 또 다른 `외산 SW`라는 비난도 제기된다.

기능이 확실하지 않거나 제대로 지원을 못 받고 업그레이드 시기조차 불확실하며 하드웨어 지원도 늦어진다는 단점도 무시할 수 없다.

밝은 면이 있으면 반드시 어두운 면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서동규 비즈니스IT부 차장 dkseo@etnews.com